김영훈(작가, 한국문인협회 이사)

김영훈

요즘 기업을 공개하기 위한 주식시장이 영 신통치가 않다. 많은 투자자들이 신규 주식이 상장되는 날이 되면 많이 당황스러워 하거나 더러는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정책 마찰로 인해 주식시장 분위기가 워낙 가라 앉아있기도 하지만 요즘 같아선 투자자들이 어느 신규 상장기업을 선택해 투자를 해야 할지 참으로 곤혹스럽기만 하다.

그런데도 수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기업공개를 하기 위해 야단들이다. 자사 주식 거래를 활성화해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공개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함으로써 기업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고, 스스로도 주식의 시세차익을 실현함은 물론 기업에 대한 후광효과를 창출해내기 위해서다. 나아가 각종 세제 혜택까지 누리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기업 상장이란 기업의 재무안정성·성장가능성·경영투명성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기업의 주식을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국증권거래소에 등록하는 절차이지만, 결국 주식을 상장하는 목적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 있다. 자금을 확보해 자사 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기업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이 기업공개이니 기업이 주식상장을 하려고 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비상장 기업들은 기업공개를 목표로 상장 요건을 충족하려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이들은 평소 경영을 건실하게 해 상장에 필요한 기업공개 요건을 갖춘 후 증권개래소 심사를 거친다. 그런 후 기업공개를 주관할 증권사를 정하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이때 주식 액면가 확정과 함께 기업공개 추진 일정도 공고한다. 물론 원매자들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계략도 숨어 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투자자들이 신규 상장기업 주식시장에 끼어들기 위해선 대상 기업을 세밀하게 주시하고 분석할 수밖에 없다. 공개되는 기업의 가치를 정확히 알아야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현실적으론 형성되는 주식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잘 분석해야 상장 당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공개 당일 시초가가 액면가 대비 100% 이상 이익을 실현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요즘 들어선 이익은커녕 손절매를 해야 하는 상황도 초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 일반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정보가 안개 속일 때가 허다하다.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데다가 공개되는 기업에 대한 재무구조를 비롯한 부가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반 투자자들은 두 잣대를 통해 공개기업의 건실성과 미래 가치를 예단할 수밖에 없다. 첫째로 상장기업을 평가하는 기관수요 예측이다. 기관수요 예측지수는 공개기업의 운영 상황이나 부가가치를 전문기관에서 파악해 내놓는 지표다. 기관수요 예측이 1000에 근접하는 기업도 있지만 어느 경우에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둘째로는 기업에 대한 입소문이나 인지도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그보다 기업공개 당일 경쟁률은 가장 확실한 바로미터가 된다. 이 경쟁울이 어느 기업은 1000대 1을 상회할 때도 있다. 하지만 10대 1도 채 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그러니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이 두 잣대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이 기준도 맞지 않으니 그게 문제다. 기관수요 예측이나 당일 경쟁률도 높아 두 충족조건에 부응했는데도 상장 당일 시초가가 액면가에 달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 경쟁률이 아주 낮을 경우도 더러는 이익을 실현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 돌출되면 개미투자자인 일반 국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평범하게 살면서 정직하게 모은 자금으로 소박하게 투자한 귀한 돈을 기업이 잘라먹어선 안 된다.

때문에 적어도 처음 공개하는 기업의 상장주식 가격은 기관투자자와 일반 국민 투자자들에게까지 안정감을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공개하는 기업이나 증권거래소, 주관사 역할을 하는 증권사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 일반 개미 투자자인 국민들의 이익이 창출되길 기대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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