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 평가항목 배점·평가기준 모호
‘지역사회 기여가 좌우’ 공공연한 비밀
“시민을 위한 기여금… 떳떳이 밝혀야”

 

“지역사회 환원을 위한 기여금이요? 얼마를 기부하는데요.”

농협이 시 금고를 운영하면서 쓰는 사회기여사업비는 얼마나 될까. 더욱이 어떻게, 어떠한 명분으로 쓰여 지는지 베일에 쌓여 있다.

그런데 이 기여사업비가 시 금고 선정과정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필수항목에 손꼽힌다. 어찌 보면 지역환원사업이기도 한 기여사업비는 자사 홍보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쉬쉬’하며 공개를 거부하고 꺼리는 진짜 이유가 뭘까.

이 질문에 대해 복수의 금융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의 입맛이나 코드인맥에 맞춘 사업비로 대부분 충당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쌈짓돈인 셈이다. 세종시청과 세종교육청이 천문학적인 금고 위탁은행 선정공모에 들어갔다. 따라서 올 하반기 차기 금고 선정에 돌입하면서 각각 1조 원대에 이르는 이들 금고 선점을 위한 금융권의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23일 세종시청과 교육청, 농협, 각 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세종시의 경우 올 예산은 1차 추경 예산 1192억 원까지 포함해 1조 6225억 원 규모다. 지난 2014년도는 1금고로 NH농협은행, 2금고로 하나은행을 지정 운영 중에 있다.

올해 처음 예산 1조 330억대에 돌입한 세종교육청도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신청을 접수받았다. 이달 말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금고선정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복수금고 경쟁입찰을 좌우할 배점 평가기준을 두고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농협이 독점해오던 시 금고를 복수 운영에 따른 은행들 간의 치열한 유치전이 치열했고, 특히 올해 1조 6000억대로 불어난 금고지기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늦어도 올해 10월 말까지는 2곳 금융기관을 선정해 금고업무 취급약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심사위원회의 평가항목에 대한 배점과 평가기준이 모호하고 변별력이 크지 않아 제대로 평가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각기 은행 대내외 신용도나 재무구조 경우 어느 은행이나 엇비슷 하는 등 변별력에 별 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것.

평가항목 가운데 ‘시와의 협력사업’, ‘지역사회 기여’의 경우 자체적인 은행별 실적기준이 다른데 이를 심의위원회가 어떻게 평가할지를 놓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세종시와 농협은 지난 2014년도에 적용된 심사의원회의 구성과 평가항목 등에 대한 일체의 과정을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더구나 시민들을 위해 쓰여 지는 ‘지역사회 기여’의 항목과 관련해서도 ‘비공개’ 입장을 밝혀 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여론은 “시민들의 이익에 우선해야 되는 ‘지역사회 기여’ 출처는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는 분위기다. 특히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는 물론 발표 후 파문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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