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가에서 수학나로 바꾸면 등급이 더 오를까?

자료제공= 진학사

 

6월 모의평가 성적이 발표되었다. 전년도 수능과 비교해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수학 가형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전년도 수능 대비 15점이나 올랐다. 최고점이 올랐다는 것은 문항별 변별력이 커졌다는 의미로, 수학 가형을 치른 수험생들은 이번 6월 모의평가를 어려웠다고 느꼈을 것이다.

수학 가형을 어렵게 느낀 학생들 입장에서는 수능까지 다섯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학 나형으로 변경하는 것이 유리할지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전년도 6월 모의평가 및 수능 원서 접수 인원을 통해 봤을 때, 6월 수학 가형 선택자는 230,785명, 과탐 선택자는271,351명이었고, 수능 때 수학 가형 선택 185,971명, 과탐 선택자는 264,201명이었다. 탐구영역을 과탐으로 접수하고, 수학 가형을 접수하지 않은 인원 중 대다수는 수학 나형을 응시했을 것이다. 과탐 접수자와 수학가형 접수자의 차이를 보면 6월 모의평가에서40,566명, 수능 78,230명으로 37,664명 증가했다. 즉, 6월 모의평가에서부터 수능 때까지 수학나형+과탐 선택자가 38,000여 명 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수학 가형에 대한 부담으로 수능 때 수학 나형으로 변경한 자연계열 학생들의 성적은 어떻게 변했을까? 전년도 진학사 모의지원 데이터 중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을 응시해서 4~6등급을 받고 수능은 수학 나형으로 변경한 443명을 대상으로 성적 향상도를 조사했다.

우선, 수학 가형으로 4~6등급을 받았던 학생들이 수학 나형으로 변경하면 유지하거나 성적이 향상되는 경우가 97%로 대부분 수학 나형으로 변경했을 때 성적은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각각의 등급별 성적 변화를 보면, 6월 수학 가형 4등급에서 수능 수학 나형 3등급으로 1등급 상승한 비율은 57%, 수학 나형 2등급 또는 1등급으로 2등급 이상 상승한 비율은 24%를 보였다. 수학 가형 5등급을 받았던 인원 중에서는 1등급 상승 인원 비율은 18%, 2등급 이상 상승 비율은 73.7%였고, 6등급에서는 1등급 상승이 12.8%, 2등급이상 상승 비율이 83.9%를 보였다.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 4~6등급을 받은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수학 나형으로 변경할 경우 가장 많은 인원이 수학 나형 3등급으로 향상되었다. 6월 모의평가 수학 가형에서 4~6등급 학생 중 수능 때 수학 나형 2등급 이내를 받는 학생 비율은 19.4% 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인문계열 중에서도 수학 나형이 우수한 수험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학 영역 변경 시 2등급 이내로 성적 향상이 쉬울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 단순히 성적 향상 또는 유지가 쉽다는 점 때문에 수학 나형으로 변경을 쉽게 결정해서는 안된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수학 가형 응시를 필수로 지정하는 서울권 대학이 많고, 서울 및 수도권 내 수학 가/나형 제한을 두지 않는 자연계열 모집대학 및 모집단위를 보면 수학 가형에 5~20%까지 가산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는 수학 가형 점수에 7%를 가산점으로 주고, 가톨릭대, 상명대, 숭실대 등은 10%의 가산점을 준다. 이 점 때문에 나형 변경 시 성적을 향상하지 못하면 가형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예로 전년도 숭실대 정시 환산점수로 봤을 때, 수학 가형 4등급 커트라인의 환산점수는 209.1923이고, 10% 가산점을 주면 230.1115가 된다. 이를 수학 나형으로 변환하면 2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로 나형으로 전환 시 2등급 이상의 성적 향상이 필요해진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수석연구원은 “자연계열 수험생들 중 수학 나형 변경을 고민한다면, 적어도 전년도 수학 나형 수능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성적 향상 가능성을 판단해 본 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형의 가산점 영향으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수학 영역의 범위가 줄어든 만큼 학업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분산하여 타 영역의 성적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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