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전 사전점검 중 공사 강행
입주예정자 엘리베이터 갇히고
계단난간 미설치 추락사고 위험

공주시 월송지구 흥화 하브 아파트가 8월 말 입주 예정을 앞두고 공사판을 방불케 하는 상태에서 사전점검을 강행해 입주예정자들 사고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물론 가연성 자재가 즐비한 세대 내부와 심지어 시너통 옆에서 흡연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현재 공사가 한창인 흥화 하브 전경. 이건용 기자

공주시 월송지구에 들어서는 흥화 하브 아파트가 공사판을 방불케 하는 상태에서 입주 전 사전점검을 강행해 입주 예정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흥화는 8월 말 입주예정을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1차 사전점검 행사를 실시한 가운데 최소한의 안전조치조차 마련하지 않아 사고위험을 높이고 있다.

하루 100여명 이상의 입주예정자들이 사전점검을 위해 현장을 드나드는데도 고가사다리차와 굴삭기 등이 운행을 멈추지 않아 사고위험이 큰 상황이다. 더구나 공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안전모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드나들어 낙하물에 의한 사고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또 공사현장 작업자들의 안전모 미착용은 기본이고, 공사가 한창인 세대 내부 흡연은 물론 심지어 시너통 옆에서 버젓이 흡연을 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전점검 당시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입주예정자들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계단 난간이 설치되지 않아 추락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등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마련하지 않고 행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공사현장의 경우 휘발성 또는 가연성 건축 자재들이 즐비해 항상 화재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작업자들의 안전관리에 태만해 화재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이다.

흥화 하브의 이곳 현장은 용접으로 인한 화재 등 두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데도 불구하고 소방안전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나 공주시나 소방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세종시 신축공사장 화재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화재예방을 위한 갖가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곳 현장은 사각지대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수백 명씩 드나드는데 이쪽저쪽에서 공사를 강행해 위험천만한 상황이고, 세대 내부는 물론 아무 거리낌 없이 시너통 옆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등 아찔했다”며 “안전을 확보해 놓고 사전점검을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안전관리 태만 지적에 대해 흥화 관계자는 “서두르다보니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8월 4일과 5일로 예정된 2차 사전점검 행사에는 입주예정자들의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흥화 하브 입주예정자 40여명은 지난 21일 아파트 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흥화의 일방적인 설계 변경에 대해 강도 높게 성토했다. 또 공주시를 비롯한 관계당국의 지도감독 소홀 등 관리부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84㎡ B타입의 주방창이 바뀐 것과 1층 필로티를 당초 설계대로 하지 않고 협의조차 없이 막은 것, 또 1~3층의 외벽 창틀을 대리석으로 마감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흥화가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시공해 줄 것을 호소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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