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요천리 요지서 대형 건물지 확인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나온 고려시대 대형 건물터.

고려 시대 최고급 상감청자를 비롯해 다양한 자기가 제작된 곳으로 알려진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고려시대 요업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가 확인됐다.

(재)전북문화재연구원는 부안 유천리 요지 제3차 발굴조사에서 요업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 소규모 작업장, 최상급 자기(청자‧백자) 조각, 각종 도범(陶范, 도자기 거푸집) 조각과 요도구(窯道具,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되는 도구) 등이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지역은 완만한 구릉을 평탄하게 조성하고 동-서방향의 석축(石築)을 설치해도자기 굽는 곳인 요장 전체를 몇 개의 구획으로 분할하고 있다. 조사 지역 중앙에 자리한 석축은 길이가 동-서로 약 38m, 잔존 높이는 최대 42㎝로 약 4단 정도가 남아 있다. 석축의 안쪽으로 정면 5칸, 옆면 1칸의 대형 건물지를 지었다. 건물지와 석축 주변에는 도자기 제작을 위한 부속시설로 보이는 유구들이 확인됐으며, 건물지의 서남쪽에 가까운 유구 내에서는 ‘관(官)’자명 기와가 출토됐다.

또한 오목새김, 상감(象嵌), 상형(像型) 등의 기법으로 무늬를 새긴 사발·접시·매병(梅甁)·향로·합(盒, 놋그릇)·자판(瓷板, 타일)·의자(墩)·연적 등의 자기와 도범 조각, 기와, 요도구 등도 출토됐다.

발굴현장 설명회는 26일 10시 30분에 열릴 계획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3차 발굴조사를 통해 자기제작과 관련된 건물지 등이 확인됨으로써,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자기 제작공정과 운영 실태를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앞으로 자기요지의 경관을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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