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에 ‘사업계획변경안’ 신청서 접수
시민불편 가중…대책 마련 절실

<속보>=앞으로 대전역에서 KTX 인천공항행 열차를 탈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과 대전, 대구, 부산 등을 오가던 KTX(고속열차) 노선이 폐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운행을 시작한 지 4년 만으로, 이르면 오는 9월 공식적으로 노선이 사라지게 된다. <본보 4월 20일자 1면 등 보도>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3월 말부터 서울역·용산역과 인천공항 1·2터미널을 연결하는 KTX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이어 지난달 19일 승객 부족과 KTX 운영의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지방~인천공항 KTX 노선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철도 사업계획변경 인가 신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인천, 부산, 광주, 대구, 경남, 전남 등 인천공항행 KTX 노선과 관련된 지자체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여론을 수렴했고 전국 각 지자체는 폐지를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코레일은 노선을 폐지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철도와 KTX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인천공항행 KTX 폐지가 필요하다는데 국토부도 동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천공항 KTX 노선 폐지의 가장 큰 이유는 이용 승객이 적다는 데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역~검암역~인천공항역을 잇는 공항철도 KTX는 하루 22편(편도 기준)이며 승객은 평균 3433명이다. 이 구간에 하루 공급되는 KTX 좌석(1만 490석)의 23%에 불과하다. 좌석 10개 중 8개가 빈 채로 다닌다는 얘기다. 특히 KTX가 인천공항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에 차라리 이 열차를 수요가 많은 노선에 투입하면 지방 구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또 KTX 운행 탓에 공항열차를 더 증편하지 못한다는 점도 노선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2014년 KTX가 투입되면서 하루 평균 420여 회 운행하던 공항열차의 운영이 크게 줄기 시작해 현재는 357회까지 축소됐다. KTX가 오갈 시간을 비워줘야 해서다. 이 때문에 ㈜공항철도 측은 인천지하철과 연결되는 공항철도 계양역, 검암역이 출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을 빚어도 열차를 더 투입하지 못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천공항행 KTX 노선이 폐지되면 20여 회 이상 증편이 가능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자체들은 아직 결정 통보를 받진 않았지만 인천공항 KTX가 폐지되면 여러모로 불편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천공항 여객 수요를 분담해 온 KTX가 운영상 이유로 없어지면 그만큼 인천공항 교통편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노선이 폐지되면 우선 시민들이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해마다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는 만큼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공항버스만으로는 현재 인천공항을 방문하는 시민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서울역 시·종착 KTX 증편과 KTX·공항철도 연계 승차권 발매,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이용 활성화 등을 통해 기존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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