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인본주의 경영

기업에게 중요한 건 무엇일까. 자금과 기술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그 중 최고는 단연코 사람이다. 중소기업인이면 누구나 그리 말한다. 여기 좋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간단(間斷) 없이 노력하는 이가 있다. ㈜한나노텍 김수완(55)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건 ‘인재’라고 믿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려웠던 시작…제도의 도움을 받다
대학 졸업 후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던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계 기업에서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찾았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창업을 결심했다.
“회사를 다닐 때 화학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외국계 기업에선 영업 업무도 경험했죠. 그동안의 경험에서 창업을 해도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때였죠.”

기술을 갖추고 있고 시장 또한 커지는 시기였기에 순탄한 길을 걸었을 것 같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리 녹록한가. 김 대표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제품 특성상 공장이 있어야 하는 데 그 돈을 마련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퇴직금은 물론 가족과 친구 등을 통해 자본금을 끌어모았지만 공장 짓는 데는 턱 없이 부족했죠. 결국 중고제품으로 공장을 설립해야 했습니다. 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공장을 만들기 위해 발품을 참 많이 팔았어요. 그 시절엔 어머니가 직접 밥을 해 나르기도 했고 지인들이 회사 일을 하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변의 조력이 있기는 했으나 그는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원천 중 하나로 제도의 도움을 꼽는다.

“1공장 설립 때 기술보증기금의 기술평가보증을 통해 2억 원을 대출받았고 정부과제 두 개를 수행해 부족함을 조금 채웠죠. 수출보험공사(현 무역보험공사)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제도가 참 잘 돼 있습니다. 다만 실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불만이 조금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라스틱의 내열성을 향상시켜 고온에 적용되는 제품과 내스크레치성이 요구되는 제품에 사용.

#. 현재진행형, 좋은 사람 구하기

 

김수완 대표

기업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 자금도 문제지만 인력 역시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은 연구가 중요합니다.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죠. 자금적인 측면에서도, 인력적인 면에서도 어렵습니다. 지역에 연구원이 그리 많지 않아요. 더욱이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려는 사람이 없죠. 뛰어난 인재가 아이템이 있으니 연구를 하게 해 달라며 찾아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요.”

창업 초창기 버팀목이 되던 과제 역시 지금은 지양하고 있다. 본연의 업무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 연구소 본연의 목적은 신제품 개발이다.
인력난은 연구소만의 문제는 아니다. 김 대표는 영업사원을 모집 중이다. 벌써 1년째 말이다.

“참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중소기업은 사람 한 명 한 명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빈자리가 다른 곳에 비해 더 크죠. 지금 채용한다 하더라도 현장에 나서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의 교육이 필요한데 난감한 일입니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직원들이 성장해야 합니다. 근무시간을 조정해 대학원을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비도 전액 지원하죠. 또 매년 공로상과 모범상, 근속상 등 시상을 합니다. 부상도 있고요. 1년에 한 명은 해외로 유급 여행을 보내줍니다. 여행 경비 지원은 당연한 일입니다.”

김 대표는 청년들에게 안타까움이 담긴 조언을 건넨다. 눈을 조금만 낮춰보라고 말이다.
“지금 청년들은 너무 많은 정보를 얻고 좋은 걸 너무나 많이 봅니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대기업에 목을 매기보단 중소기업에서 시장의 구조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도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잘 되기를 희망한다. 김 대표의 미래 비전 역시 그렇다. 세상에 노력 없이 이뤄지는 건 없다.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고초의 열매다.
“앞으로 잘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매출액도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고 새 제품을 시장에 선보여 또 전진해야겠죠. 직원과 회사가 성장하고 그 결실을 함께 나누는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아울러 그는 경험에서 얻은 조언을 풀어냈다.
“해외기업들과 거래를 하다 보니 느낀 점은 그들이 참 페어(Fair)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원료비가 올라 납품가격을 올려달라고 했을 때 우리의 주장이 타당하다면 그들은 납품 가격 인상을 인정해 줍니다. 물론 원료비가 내려가면 그에 맞게끔 다시 조정을 하죠. 이런 문화는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함께 하는 세상인데.”
좋은 사람과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김 대표는 먼 미래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먼 미래에는 어떤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시골에서 농업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공동체를 조직하고 번 돈으로 여생을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그런 플랫폼 말입니다. 아직은 공부해야 할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꼭 해보고 싶습니다.”
나 혼자 보다는 우리 함께 같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지닌 김 대표. 열정과 강인함 속 편안함과 위트까지 지닌 그의 착한 비상을 기대해 본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플라스틱의 광택성을 낮춰 빛 반사로 인한 눈의 피로를 줄이고 감성과 고급화가 요구되는 제품에 사용.

㈜한나노텍(www.hannano.com)은
플라스틱에 첨가되는 다양한 첨가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난연보조제인 안티드립제와 내열향상제를 주로 생산한다. 난연보조제는 화재 시 플라스틱이 고열에 녹으며 불똥이 떨어져 불이 다른 곳으로 옮겨 붙는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내열향상제는 플라스틱의 내열성을 향상시키고 마찰에 의한 스크래치를 방지하는 제품이다. 한나노텍의 핵심 기술은 나노입자 분산기술을 이용, 우수한 분산성을 갖게 함으로써 그 특성을 극대화한다. 나노입자 분산기술을 응용한 제품 개발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글로벌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연구개발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화학제품 종합 생산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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