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과 대전, 대구, 부산 등을 오가던 KTX(고속열차) 노선이 폐지된다고 한다. 코레일이 사업계획변경을 신청했고 국토부가 폐지를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과 지방을 오가던 KTX는 이르면 9월 공식적으로 노선이 사라지게 된다.

코레일은 지난달 19일 승객부족과 운영의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지방~인천공항 KTX 노선을 없애겠다는 내용의 ‘철도 사업계획변경 인가 신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인천공항행 KTX는 이미 지난 3월 말부터 차량 정비 등을 이유로 운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인데 이제 노선 자체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신청서를 받고 대전 등 관련 지자체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자체들은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국토부와 코레일은 노선 폐지 쪽으로 의견이 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국이 인천공항행 KTX 노선을 폐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 승객이 적다는 점을 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역~검안역~인천공항역의 공항철도 구간을 다닌 KTX는 하루에 22편(편도 기준)인데 승객은 평균 3433명에 그쳤다. 이 구간에 하루 공급되는 KTX 좌석 1만 490석의 23%에 불과한 수치다.

여기에 KTX가 오가면서 공항열차를 증편하지 못해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빚고 있다는 점도 폐지의 이유 중 하나다. 2014년 KTX가 투입되면서 하루 평균 420여 회 운행하던 공항열차가 크게 줄기 시작해 현재는 357회까지 축소됐다. KTX가 오갈 시간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인천공항행 KTX 노선 폐지가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국가 기간사업을 운영상의 비효율성만으로 중단한다는 것은 지방도시 시민들의 편의를 무시한 일이다. 더구나 지금 지방도시들은 외국 투자자와 관광객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데 찬물을 끼얹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인천공항행 KTX 신설 당시엔 예상 수요를 계산해보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결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승객이 없다는 이유로 노선을 폐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코레일 측이 인천공항행 KTX의 승객을 늘리기 위해 얼마나 홍보하는 등 노력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평창올림픽 임시열차 운행을 이유로 올 2월부터 운행이 잠정 중단됐고 이후에도 차량 정비 등을 이유로 운행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운영해 놓고 승객부족을 이유로 노선을 없애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인천공항행 KTX 노선 폐지와 관련해 충분한 검토를 통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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