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때 사람구한 구조견 독살? … 이탈리아서 논란 

카오스의 생전 모습. 파비아노 에토레 페이스북

 

이탈리아 지진 당시 많은 사람들을 구한 '영웅 구조견'이 독살로 의심되는 죽임을 당하면서 이탈리아 정국이 들썩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독일산 셰퍼드 종인 카오스는 지난 2016년 8월 이탈리아에 규모 6.2의 지진으로 2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찾아내 '영웅 구조견'으로 유명해졌다. 두 달 뒤 발생한 근 10년 내 가장 강력했던 노르시아 지진 당시에도 구조 활동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실종된 남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카오스 주인 파비아노 에토레는 지난 28일 라퀼라시에 있는 자신의 집 정원에서 카오스의 사체를 발견했다. 에토레는 카오스가 독살됐다고 페이스북에서 주장했다.

에토레는 "그런 끔찍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할 말이 없다"면서 "짖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카오스는 최소한 새벽 2시까지는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동물권익보호 단체 '아니말리스티 이탈리아니'의 대변인 리날도 시돌리는 "범인들은 구조요원들과 함께 네 발로 땅을 파 참사 생존자들을 찾은 영웅을 죽였다"면서 "카오스는 사람을 구했지만, 이젠 같은 사람들이 그를 독살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연구진 연구에 따르면, 로마의 개 870마리에 대한 진단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독살이 사망 원인 중 두 번째였다. 전체 개들 중 17% 이상이 유독성 물질을 먹고 숨진 것이다.

연구진은 도시 환경에서는 이웃집의 개에 대한 사회적 관용 수준이 낮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고의로 독이 든 미끼를 놓아두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번 독살 의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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