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명 과속버스 치여 숨지자 일제히 분노 쏟아져

 방글라데시 '교통지옥'에 분노한 고교생들 거리로  

방글라데시 학생들이 4일 수도 다카에서 도로를 점유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교통혼잡으로 악명 높은 방글라데시가 "교통안전"을 외치는 학생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들 고교생들의 시위가 5일째 계속되며 일부 과격 양상을 띄고 있어 방글라데시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고등학생들은 지난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6일 연속으로 수도 다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시위 과정에서 다카의 주요 도로를 막고 교통안전을 요구했고 일부는 도심으로 행진하며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구호도 외쳤다.
  일부는 경찰 오토바이, 버스 등을 파손하고 일부 차량에는 불까지 지르는 등 시위는 갈수록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도심 교통은 며칠째 마비 상태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이에 방글라데시 교육 당국은 2일 전국에 임시 휴교령까지 내렸지만, 학생 시위대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10대 학생 두 명이 버스에 치여 사망한 뒤 거리로 뛰쳐나왔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과속으로 달리던 버스에 치였다. 이와 관련한 소식이 SNS로 퍼지면서 흥분한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평소 등하교 과정에서 뒤죽박죽인 교통 상황 때문에 안전에 위협을 느꼈던 학생들이 거리에서 분노를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와중에 샤자한 칸 운송부 장관의 실언은 학생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칸 장관은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버스 사고로 33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며 "왜 그 때는 시위를 벌이지 않았느냐"며 시위대가 위선적이라고 말했다가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방글라데시 정부는 운전자 면허증 관리와 단속을 강화하고, 대로에 접한 학교 인근에는 육교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5일간 317대의 차량이 파손됐고 8대가 불탔다며 "학생들은 이제 학교와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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