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첫 공모로 총장 오른 부담 속
구성원 공감·소통 환경 조성 노력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 선정
기관평가인증 회복 대학 역량 제고
글로벌 해외취업 다방면 뒷바라지
남은 임기, 우수 인재 양성 최우선

2년 전 그는 자신을 조난당한 난파선을 수리해 승선한 구성원을 무사 귀환시킬 책무를 맡은 선장에 빗댔다. 그간 켜켜이 쌓인 내부 갈등으로 대립과 반목으로 점철됐던 그가 이끌어가야 할 캠퍼스가 마주한 상황에선 상처를 보듬는 것부터 시작해야 앞을 내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위기를 직감했을 땐 변해야 살기 마련이다. 개교 이래 첫 공모로 뽑힌 총장이기에, 그래서 그의 2년은 더 절박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의 미래와 구성원들의 내일을 어깨에 짊어지고 걸어온 고달픈 시간을 뒤돌아본 지금에 와서야 빛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일로 취임 2년을 맞은 김상인 대덕대학교 총장을 만났다. 편집자

◆ 구성원 마음 얻은 ‘선장’
대학 총장의 자리에 오르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것부터 손을 대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보다 캠퍼스를 휘감고 있는 우리끼리의 갈등과 상처를 마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취임 초 교수, 초빙교원, 조교, 직원부터 운전기사, 청소 용역 근로자들까지 그와 면담을 하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로 다방면의 소통이 활발히 이어졌던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면담이 단순히 앞으로의 미래 대학 설계를 위한 고견을 듣기위한 건 아니었다. 그가 파악한 대학의 문제, 공식적인 창구든 아니든 여러 각도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결이 요구되는 중요 현안을 보고가 아닌 직접 마주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뭔지 파악하려는 의도에서 모든 구성원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문제를 확인하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이 과정을 통해 현안 파악의 성과도 거뒀지만 무엇보다 우리 대덕 가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해주는 총장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의지들이 결국 대덕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의지를 일깨우게 된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 역량 있는 대학을 위한 분투(奮鬪)
살기 위해선 변해야만 한다. 김 총장이 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눈에 보이진 않아도 공감과 소통의 가치를 위해 있는 힘껏 뛴 이유다. 그는 일단 학생은 공부하고 직원들은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교직원들에게는 일방적으로 지시, 통제하는 것이 아닌 학교정책방향을 설명하고 대덕대의 현실에서 최선의 대안을 도출하고자 발로 뛰었다. 학생들을 위해선 인성, 직무, 교양 관련 소정 과제를 이수케 해 총장이 인증하는 정3품 인증제 도입과 학부제 실시를 필두로 교원들의 수업성찰을 위한 베스트 프로페서 제도 등을 시행, 안정된 여건을 만들고 학생 취업난과 기업 구직난 해소에 일조하고자 5년간 70억 원 규모의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LINC+ 사업을 펼쳐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우수 인재를 양성할 기반을 조성했다.
“모든 일이든 원칙과 기준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바탕 위에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고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차분히 돌이켜보면 이제 우리 대덕대도 각종 지표상으로 대전과 충청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선두를 다투는 성과들을 내오고 있는 것 같아 내심 뿌듯합니다.”

◆운명을 걸고 거둔 성과
취임 초 대덕대가 당면한 과제들이 원만하게 풀릴 것이라 장담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정부 재정지원 사업은 신청자격에서조차 배제돼 있었고 캠퍼스의 내부는 내홍으로 암담한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학기본역량진단이라는 대학의 명운을 좌우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을 최고로 섬기는 대학’이라는 김 총장의 경영철학을 대표하는 ‘Client Frist’가 천천히, 그리고 아주 무섭게 빛을 발했다. 혁신(Change)과 경쟁력(Competitiveness) 제고를 바탕에 둔 경영철학 덕분에 지난 2016년 기관평가 인증을 회복했고 지난해에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추진 대학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국가품질경영대회 서비스품질 우수상, 2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 교육서비스 부문 2위, 지방인재장학금 특성화분야 우수대학 선정, 전문대학 글로벌현장학습 해외진출특화분야 우수대학 선정,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을 수상하는 등 대학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올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선 최종 결정이 아직 남아있기는 하나 예비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돼 가장 큰 고비 앞에서 한시름 놓게 됐다.
“대학의 사활이 걸린 굵직한 현안들이 잇달아 좋은 성과로 연결된 것은 분산되고 독립적이며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구체적이고 손에 넣을 수 있는 실천목표를 제시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덕대가 전국 어느 대학과 견줘도 앞서는 역량을 보여준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총장으로 일하기 전 몸을 담았던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을 하면서 배양한 국가행정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글로벌 시대, 성공 저력 갖춘 인재
뭐니뭐니해도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최대 고민은 취업이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거나 본인이 꿈꿔온 분야에서 창업하는 것이다. 김 총장은 그래서 대학이 학생들의 취?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 중견기업, 글로벌 해외취업 등 여러 방면에서 뒷바라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졌다. 대덕대 교육의 지향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개발에 맞춰지고 있는 건 그의 이런 신념의 발로에서였다. 이를 위해 대덕대는 학과별 가디언 교수들을 통한 추수지도, 취업지원 전담 인력의 우선 배치를 통한 학생 취업역량 강화에 전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전문대학 글로벌현장학습 해외진출특화분야 우수대학 선정된 것을 바탕으로 재학생들에게 해외 인턴십을 적극 권장하고 현지 대학 견학, 글로벌 문화 체험 등을 통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층 끌어올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은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올해 70%를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있는데 호텔외식조리과 졸업생들이 인턴십 과정을 거쳐 해외에 취업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처럼 대학에 다닐 때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대학의 역량이자 성적표로 상징되는 게 취업인 현실에서 학생들의 만족할 만한 취업 성공을 위해 전 교직원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 국가 책임질 인재 키워내는 대학
‘어떤 인재를 목표로 학생들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 편차가 적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그냥 존재하는 사람, 존재 자체만으로도 갈등과 분열을 끼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주가 뛰어난 인재(人才), 학식이나 능력이 뛰어난 인재(人材)가 세계화 시대를 맞은 오늘날 대학이 키워내야 할 미래 동량들의 참 모습이다. 김 총장의 오랜 꿈도 여기에 담겨 있다. 인재 양성이라는 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은 이런 유형의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소신에서다. 그래서 이제 두 번의 해가 남았으나 언젠가 평가될 그의 재임 시절이 구성원들에겐 그런 노력들이 이뤄졌던 시간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은 쉬 포기할 수 없는 숙제다.

“건강한 정신과 훌륭한 인성, 약자를 배려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원칙과 기준을 가진 인재를 키워내고 싶습니다. 이와 맞물려 현대의 창의성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회의 먹거리를 창조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대학을 떠난 후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하는 건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저 재임하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 하겠습니다. 구성원들에게 “아, 그 총장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일했지”라고 기억된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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