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서 30분간 진행 / 곳곳에 녹슬고 검은 딱지도…부석사 측 우려 제기

6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에서 이승훈 대전고법 제1민사부 부장판사를 비롯한 대전고법·검찰 관계자와 원우 스님을 비롯한 서산 부석사 관계자, 문화재청 직원들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됐다.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이다.

이날 대전고법 제1민사부 심리로 열린 금동관음보살좌상 현장검증은 지난 6월 18일 원고인 서산 부석사 측이 ‘불상의 현상 및 보관상태 보관이 적절한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신청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자태를 드러낸 불상은 안타깝게도 보존 상태가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손 등 곳곳에 녹이 슨 듯 검은 딱지가 있었고 얼굴과 신체 일부를 제외한 불상 대부분이 청녹색을 띄었다.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불상의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이 부장판사는 “얼굴은 까만 색깔이고 몸은 청동색으로 돼 있는 건가요?”라고 현장검증에 참여한 관계자에게 물음을 던졌고 원고 측 답변을 듣기도 했다.

부석사 측은 불상의 상태에 대해 시급히 보존이 필요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부석사 관계자는 “문화재라는 것이 보존이 제일 중요한데 5년 이상 보존처리가 안 되면 아무도 책임 안지는 것 아니냐”며 “부식 상태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다. 동은 파란 녹이 슬면 더 이상 부식이 진행되지 않지만 손등 같은 경우는 딱지가 일어날 정도로 부식이 진행됐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의 현장검증은 30여 분간 진행됐다. 현장검증 후 불상은 다시 봉인돼 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결론이 날 때까지는 (해당 불상) 봉인돼서 항온항습한 수장고로 들어가 다시 보관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부석사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도난 혹은 약탈 추정 등의 이유로 반출돼 일본 쓰시마시 간논지에 있던 한 사찰로 옮겨졌다. 이 불상을 2012년 문화재 절도범들이 훔쳐 국내로 반입했다. 이후 서산 부석사는 이 불상의 소유권이 부석사에 있다며 인도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원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불상을 부석사 소유로 추정할 수 있으며 과거 증여나 매매 등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도난이나 약탈 등 방법으로 일본으로 운반돼 봉안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하고 인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 불상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는 상태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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