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금성 사건' 공작, 윤종빈 감독 흑금성 사건 실존인물 박채서 만났나?

공작 스틸컷

윤종빈 감독이 영화 '공작'으로 돌아왔다.

그는 중앙대 졸업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로 2005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고,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 등을 통해 입지를 다진 감독이다.

오는 8일 개봉하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캐기 위해 북한으로 잠입한 실존 안기부 첩보원 이야기를 그린 스파이 영화다.

현란한 액션이 없어도 인물 간 대사와 치밀한 심리전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하는 '웰메이드 첩보영화'로 평가받는다. 올해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황정민이 흑금성 역을, 이성민이 흑금성과 교감을 나누는 북한 고위급 리명운 역을 맡았다.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 감독은 "제 색깔이 묻어나는 '본 시리즈'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다음은 윤 감독과 일문일답.

--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 2015년 초에 이 아이템을 잡았다. 처음에는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 내 권력 암투와 같은 정치영화를 만들려고 자료조사를 했다. 그러다 언론 기사를 통해 흑금성을 알게 됐고, 첩보영화로 방향을 틀었다.

-- 이전 정권 아래에서 영화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 당시 영화계에 흉흉한 소문이 있긴 했다. 어느 제작사가 세무조사를 당했다더라, 그런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조용히 찍고 싶었다. 제목도 흑금성 사건이 드러나지 않게 가제로 '공작'으로 지었다. 막상 찍는 과정에서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 실제 주인공인 흑금성 박채서씨를 만났나.

▲ 당시에는 박채서씨가 수감 중이어서 그분 딸과 만나 제작 의사를 전달했다. 박채서씨는 자기 이야기를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국가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고 헌신했는데, 돌아온 것은 간첩이라는 굴레와 6년이라는 독방생활이었다. 그분 딸 역시 기업에 취업했다가 아버지가 간첩이라는 이유로 합격이 취소됐다고 들었다. 그런 가족의 피해를 보면서 자기 이야기를 알렸으면 한 것 같다. 그분 가족들이 '공작'을 본 뒤 "감동적이었다"고 하더라. 박채서씨는 "대본과 영화가 많이 다르네"라고 말씀하셨다. 칭찬인 것 같다.

- 흑금성과 리명운의 브로맨스가 강조된 것 같다.

▲ 이런 영화에서 두 남자가 전형적으로 알콩달콩 혹은 티격태격하는 것이 싫었다. 서로 다른 신념을 지닌 남자가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적으로 보던 하나의 대상을 한 명의 인간으로 보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