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영화반 CA 두 번째 시간. 세계사 교사 이종민은 학생들에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감상과제를 내주었지만, 대부분이 해오지 않는다. 과제를 해온 일부 학생들도 오래되고 진부한 영화를 왜 봐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던 중 히틀러, 독일, 전체주의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하자 더욱 산만해지는 학생들. 수업 시간은 엉망이 되고, 이 선생은 학생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갑자기 학생들에게 수업이 아닌 ‘게임’을 제안하는 이 선생. 아이들은 수업이 아닌 ‘게임’이라는 제안에 급격히 관심을 보이는데….

한국사회의 축소판을 그린 교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지난 2016년 미국 고등학교의 파시즘 실험인 ‘제3의 물결’을 모티브로 고교 교실에서부터 한국 사회에 만연한 근본주의, 폭력, 혐오를 적나라하게 내보이며 연극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극단 신세계의 ‘파란나라’가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오는 10일과 11일 공연된다.

꼼꼼한 학교현장 취재와 일반 학생들과의 협업 워크숍 및 토론 방식을 거쳐 제작한 이 공연은 경쟁시스템에 매몰된 한국사회를 반영한 축소판을 극의 무대가 되는 교실 안에서 보여준다. 초연 당시 일반 고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집단주의를 거칠게 그렸으며, 재공연에서는 그에 더해 근본주의와 타자에 대한 폭력과 혐오문제에 방점을 두고 사회적 존재로서 집단과 개인 사이의 불안이라는 주제로 확장된 내용을 그렸다.

젊은 연출가 김수정은 예리한 문제의식과 도발적인 무대 연출에 공모를 통한 시민배우를 출연시켜 더욱 현실감있는 무대를 완성했다. 전석 2만 원이며 14세(중학생) 이상 입장 가능하다. 예매는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전용콜센터(1544-1556)에서 가능하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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