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청주가 '대프리카' 대구보다 더 뜨거워진 이유 ?

대구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유명하다.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분지지형으로 인해 뜨거운 복사열이 빠져 나가야 하는데 산이 가로막아 더운 공기가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대구의 여름철 온도는 다른 도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온도가 가장 높은 시기인 7월 21일부터 8월 6일까지 17일간의 평균 기온을 보면 대구가 27.3도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죽하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하지만 올 여름은 달라졌다. 같은 기간 기상청 공식 측정지점의 평균기온을 분석해보니 대구가 서울과 대전, 청주보다 평균기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평균 31.4도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대전으로 31.2도, 청주가 31.14도 순이었다. 대구는 31.11도로 4위로 밀려났다. 

이같은 결과는 물론 자연적인 현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낮에 부는 동풍으로 공기가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으로 서울과 대전, 청주 등 서쪽 지역의 기온을 높였다는 것이다. 동쪽에 위치한 대구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았다. 

하지만 이것이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도시의 콘크리트 등 인공구조물들로 인해 낮에 공급된 열기가 방출되면서 열대야를 만들었기 때문에 평균 온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서울은 물론 대전과 청주 등 평균기온이 높은 도시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도심 거리.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반면 대구는 대프리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시내에 느티나무·모감주나무 등 34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자연적인 그늘 막을 만들고 무더운 공기도 식혀주었다. 또한 도심에 자동 물 뿌리기 장치를 설치해 도로 표면 온도를 낮추는 등의 노력도 기울였다. 이 때문에 대구는 도심의 온도를 3도 정도 낮춘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도시 중 2·3위를 기록한 대전과 청주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폭염이라고 하니 부랴부랴 살수차를 동원하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등 임시방편적 대처가 고작이다. 그마저도 다른 대도시보다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과 청주도 이제는 폭염에 대비한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올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여름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폭염은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라는 점에서 도심에 나무를 더 심고 도심의 기온을 낮출 수 있는 각종 살수장치를 갖추는 등 보다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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