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무더위가 장기화 되면서 모두 지쳤다. 몸도 마음도 녹초가 돼 최악의 상황이다. 이토록 가혹한 더위는 매년 맹위를 더해갈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 어찌 버텨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이처럼 가혹한 시련이 엄습해오면 불문가지(不問可知) 민초들 삶의 고통지수가 높아진다. 전기료가 무서워 맘껏 냉방을 할 수도 없고, 생업에 종사하는 일이 힘에 부치기만 하다.

불볕더위와 함께 오랜 기간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매년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충청 서부 해안지역의 물 사정은 올해도 달라진 게 없다. 농사에 심각한 타격이 왔다.

논바닥이 갈라지고 있고, 작물들은 시나브로 타들어가고 있다. 끌어올 물도 부족하다. 논에 댈 물도 없으니 밭작물이야 오죽 하겠는가. 이 정도면 재앙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농민들만 사지로 몰린 것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대출이 역대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다.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액이라고 한다.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서민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과 담보 문제로 제1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들이 제2금융권을 이용하게 마련이다. 제2금융권 이용이 늘어났다는 것은 서민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1금융권 거래에서 2금융권 거래로 밀려난 서민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2금융권을 거래하던 취약계층의 상당수가 사채시장으로 한 단계 더 밀려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와 통계를 보면 서민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통계도 서민들의 고통지수와 무관치 않다.

각종 경제지표가 하락하고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자 정부는 각종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대개는 임시적이고 표면적인 것들이다. 항구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이 아니다.

한 동안 지속된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한국경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관측돼 한국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에 금리마저 오른다면 민초들의 삶은 파탄지경에 이를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 다가올 것에 대비해 완벽한 대응책을 갖춰야 한다.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대응책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책이 동시에 준비돼야 한다.

국민들은 아마추어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것은 기본이고 능력 있는 정부를 원한다. 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방점을 두었다고 해서 민생을 살피지 못하면 결코 지지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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