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말고 삼성 있다" 제재 대한 보복으로 美 전자제품 불매 선언

 터키 위기 부른 독재자 에르데안, 여전히 美 향해 '배짱'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리라화 가치 폭락 등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가 여전히 미국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10년 넘게 터키를 통치하고 있는 독재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전자제품을 불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FP,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 전자제품 구매를 거부할 것"이라며 "미국이 아이폰을 갖고 있다면 다른 쪽에는 삼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이 아니라도 대체할 전자제품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인데, 그 예로 삼성을 든 것이 눈에 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오랜 동맹국인 미국과 터키는 에르도안 정부에 의해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장기 구금되고, 이란 제재에 터키가 불참하는가 하면 시리아 사태 해법에 대한 이견을 표출하며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배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고, 그 여파로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연초 대비 40% 이상 폭락하는 등 2001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게 되면서 양국 관계가 파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위주의적 리더십으로 이같은 사태를 자초한 것으로 평가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태해결은커녕 미국을 향해 계속해서 가시를 드러냄으로 터키 경제의 앞날이 '시계 제로'의  늪으로 더욱 빠져드는 모양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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