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폭염 33일·열대야도 32일 기록/무더위 지속· 강수량 평년보다 적어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를 지나 삼복(三伏) 가운데 마지막에 드는 복날인 말복(末伏)도 지났지만 유례없는 최악의 폭염기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지난 11~12일 최고기온이 약 35도를 보이며 조금 주춤하는가 싶더니 지난 13일엔 38도를 기록,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16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전 최고기온은 39.4도를 기록,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지난 1일 최고기온인 38.9도를 2주 만에 갈아치웠다. 이미 지난 1일을 기점으로 1969년 대전 기상 관측 이후 대전에서 가장 높았던 최고기온인 1994년 7월 24일 37.7도를 경신, 역대 최고기온 1~6위는 올 더위가 모두 갈아치웠다.
최저기온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가장 높았던 대전 최저기온은 지난해 7월 22일의 27.6도였지만 지난 2일엔 최저기온이 27.6도를 기록, 타이를 이루며 역대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지난 4일 28도, 8일 27.9도 등 가장 높았던 최저기온 기록도 깨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최고·최저기온 극값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최근 무더위와 함께 16일 기준 대전 폭염일수(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는 33일, 열대야일수는 32일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폭염일수는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1994년 폭염일수(전국 평균)인 31.1일을 경신했고 열대야일수는 1994년의 17.7일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전국 평균이 아닌 대전 기준으로 봤을 땐, 1994년 대전 폭염일수인 43일을 경신하기까지 10일, 1994년 열대야일수인 33일은 사실상 넘어선 셈이다.
향후 오는 26일까진 최고기온이 지금보단 조금 낮은 32~34도 분포를 보여 잠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폭염 수준의 찜통더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26일까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반엔 대체로 맑은 날이 많겠으나 후반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겠다. 해당 기간엔 최저기온은 23~25도, 최고기온은 32~34도를 보여 평년(최저기온 19~22도, 최고기온 28~31도)보다 높겠으며 강수량은 평년(7~14㎜)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낮에는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겠고 밤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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