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배신' 이겨내고 힘찬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CEO이야기

 
 
신정푸드시스템 회사 전경

 

이태형 대표

신뢰와 정직으로 10여 년간 올곧이 사업을 운영해 온 이가 있다. 농업회사법인 신정푸드시스템㈜ 이태형(52)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사업을 하는 많은 이들이 고객에 대한 섬세한 배려보단 당장에 경제적 이익에 매달려 경영하는 것과는 달리 오직 신뢰와 정직을 철학으로 성장해 온 그의 이력은 많은 이들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인으로부터 전 재산을 잃는, '배신'이라는 인생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결국엔 모든 고비를 이겨내고 목표한 것을 이뤄내겠다는 단념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힘차게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사업 위한 전 재산 잃었지만 남아 있는 무기는 ‘젊음’
“사업 준비 중에 사업을 위한 자금과 전세자금 등 모든 재산을 지인에게 속아 사기를 당했습니다. 한순간에 전 재산을 잃다 보니 정말 막막했죠. 사업 자금을 다시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 안 뛰어본 곳이 없습니다. 그 당시만 회상하면 아찔한 기억뿐이죠.”
이 대표는 지금과는 결이 다른 호텔 직종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면서 농산물 관련 사업을 꿈꿔왔다. 농산물 관련 직종에 몸을 담고 있는 지인이 많아 자연스럽게 농산물 관련사업에 관심이 쏠린 거다. 그는 주말을 이용해 농산물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며 농산물 사업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살았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그에게 생사의 기로에 놓일 만한 절망의 순간이 찾아왔다. 믿고 있던 지인이 그의 모든 재산을 갖고 도망쳤다는 청천벽력같은 비보였다.
믿었던 지인에게서의 배신감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던 자금을 한순간 잃어버렸다는 허탈감이 동시에 밀려왔던 순간이었다. 어쩌면 사업을 처음 시작한 그에게 찾아온 가장 큰 고비이자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셈이다. 사람도, 자금도 모두 잃은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자금은 없을지라도 그에겐 ‘젊음’이라는 무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은 인생 최대의 고비라 느낄 정도로 어려운 시기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사업 준비를 위한 워밍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사업에 대한 꿈도 더욱 절실해지고 준비도 철저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니까요.”
지금의 신정푸드시스템의 경영 철학이 ‘신뢰와 정직으로 고객에게 감동을’로 정해진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전 내 최대규모의 농산물 기업으로 성장한 신정푸드시스템과 이를 이뤄낸 이 대표의 발자취는 그렇게 진화했다.

신정푸드시스템 작업장 모습

 

#.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도 혼밥족 타깃은 ‘대성공’

“올해엔 예상에 없던 찜통더위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납품 계약을 분기마다 진행하다 보니 채솟값이 오르더라도 이미 정해진 금액에 거래할 수밖에 없던 탓이죠. 향후 매년 이상기후로 인해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겨울엔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희 회사도 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책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신정푸드시스템은 기상청 관측 이래 유례 없는 최악의 폭염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대전 내에서 가장 많은 농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를 갖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 대표는 최근 폭염과 더불어 향후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지구가 평년보다 뜨거워지면서 채솟값도 크게 뛸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불길하지만 틀리지 않을 이 예측대로라면 지금보다 더 큰 창고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진단이다.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창고를 더 늘리는 게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보다 큰 창고 그리고 되도록이면 많은 창고를 지어 보다 많은 농산물을 저장해 둠으로써 공급과 수요를 안정되게 하는 수밖에 없죠.”

 

신정푸드시스템 제조가공 생산설비 기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해는 유난히 힘들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날씨로 인한 피해가 늘어가면서 걱정은 쌓이지만 그럼에도 다행히 적자 걱정은 없다. 언제나 그랬듯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게 그의 일상이지 않던가. 혼밥족을 타깃으로 일찍이 사업을 전환해 온 것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혼밥족이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이 70~80% 정도를 차지하는 등 3년 전부터 이 분야는 호황입니다. 올해부턴 대형마트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세를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농산물 직종에서 베테랑으로 불리는 그의 사업 수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신정푸드시스템 상품

 

#. 올 들어 시작한 수출…‘봉사는 필수’

“올해엔 대만 등으로 수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수출 활로를 열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지금보다 배 이상 수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이 대표가 수출의 물꼬를 텄다. 스스로의 의지는 아니었다. '신뢰와 정직으로 기업을 운영해 왔다'는 입소문이 곳곳에 퍼진 덕분이다.

수출에 대한 열망이 없던 그가 수출의 활로를 트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납품을 해야 하는 회사가 아닌 납품을 받아야 하는 외국회사가 신정푸드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끈질긴 구애를 했기 때문이란다.

“수출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어 꿈조차 꾸지 않았지만 우연히 우리 회사에 대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국회사의 끈질긴 거래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말해봐도 소용 없더라구요.”

커져가는 사업과 함께 이 대표의 봉사에 대한 열정은 지칠 줄 모른다. 라이온스클럽 회장 직을 역임하는 등 봉사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사회 봉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시민대상을 수상하는 등 남다른 이력을 지닌 ‘봉사꾼’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지역 사회에서 그의 역할은 남다르다. 회사 주변 노인정 등 열악한 사람들에게 초복, 말복엔 삼계탕을 제공하기도,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과일 등을 돌리며 각별히 기여하고 있다.

“봉사라는 것이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하면 가장 좋겠지만 결국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잘 벌든, 못 벌든 봉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가장 좋은 봉사는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이지요.”

믿음을 기반으로 남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 경영하는 회사, 신정푸드시스템엔 정직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글=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농업회사법인 신정푸드시스템㈜

학교, 기업체, 공기관 급식납품 업체인 신정푸드시스템은 농산물 유통업 및 농산물 1차 가공업을 전문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2005년 대전시교육청 초·중·고등학교 30개 교에 식재 납품을 시작으로 한밭대 기숙사, 육군 인사사령부, 충남대병원, 목원대, 한국전력연구원 등 다양한 기관에 식자재를 납품한 바 있다.

지난해엔 기업부설연구소 인정, 대전시 유망중소기업 지정, 기술개발 및 경제발전 표창장을 수상하는 등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식자재를 관리하고 안전한 식품과 식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채가공품 및 천연향신료를 기반으로 주력 제품인 절단대파, 다진마늘, 다진양파, 나박무우 등의 신선하고 깨끗한 농산물을 단순 가공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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