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상승 우럭 6만마리 폐사
논밭·저수지도 타는 목마름

충남도는 서산 창리 천수만해역 8개 어가에서 조피볼락 6만 마리가 폐사해 1억 13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20일 밝혔다. 충남도 제공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충남의 바닷물 온도가 올라 물고기는 폐사하고, 논밭에선 농작물이 말라죽는 등 피해가 속출해 충남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일 충남도 수산당국에 따르면 전날 서산 창리 천수만해역 8개 어가에서 조피볼락(우럭) 6만 마리가 폐사해 1억 13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우럭이 버텨내는 한계수온은 27도인데 창리지역 수온을 모니터링한 결과 최근 열흘 가까이 평균수온이 29도를 넘었다. 16일 한때 최고수온은 30.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천수만 창리지선 평균수온은 지난 7월 26일 28.2도로 올라 고수온주의보가 내려졌고 이달 6일 ‘고수온경보’로 격상됐다. 천수만해역에서 주로 양식 중인 우럭은 평균 28도 이상의 수온이 1주일가량 지속되면 폐사가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다. 천수만해역에서는 90개 어가가 우럭과 숭어 등 3346만 1000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어류 폐사체를 수거해 관계당국과 함께 폐사원인을 합동조사할 예정”이라며 “신속한 피해조사 후 복구작업에 나서는 한편 액화산소공급장치 등 대응장비를 총동원해 고수온 피해 확산을 막겠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바다에서 고수온 피해를 불렀다면, 뭍에선 논밭의 흙이 타들어가고 저수지는 밑바닥을 향해 마르고 있다. 19일 현재 도내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저수율은 평년(71.8%)의 60.4%에 불과한 43.4%까지 떨어져 ‘주의’ 단계다. 40일 넘게 비가 오지 않은 영향이 크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경계’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도는 예상하고 있다.

대산임해산업단지 5개 기업이 하루 10만t을 취수해 쓰는 대호호의 저수율은 16.9%로 공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에 땅도 말랐다. 보령, 논산, 금산, 청양 등 4개 시·군의 밭 토양수분율은 ‘주의’ 단계, 나머지 11개 시·군은 ‘심함’ 단계다. 토양이 15~45%의 물을 머금고 있는 상태가 10일 이내면 주의, 10일 이상이면 심함으로 갈린다.

도는 가뭄대책예산 20억 원을 긴급 투입해 바싹 마른 들녘에 물을 대기로 했다. 이 돈은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급수말단지역, 천수답 8381㏊, 급수가 되지 않은 밭 1082㏊에 대한 급수차 지원, 임시 양수시설 및 송수시설 설치·가동, 물탱크·스프링클러 설치 등에 쓰인다. 석문호에서 대호호로 하루 3만 1000t의 물을 공급할 양수시설도 가동한다. 19일 기준으로 서산과 금산, 홍성 등 도내 11개 시·군 농경지 366.1㏊에서 인삼 174.2㏊, 벼56.8㏊, 생강 48.4㏊, 콩 30.1㏊, 고구마 13㏊ 등 농작물이 폭염과 가뭄으로 고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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