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3100여명 중 5명만 방북길 대상자 확대, 정례화 목소리 커져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지만 방북길에 오르지 못한 이산가족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이들은 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을 기약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산가족 대상자 확대와 정례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0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남북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에 참여할 대상자 최종 명단을 지난 4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교환, 남측 93명과 북측 88명 규모의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 6월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인선위원회를 열고 컴퓨터 추첨을 통해 1차 후보자 500명을 선정했다. 이후 남북이 생사 확인 회보서 교환 등의 절차를 거쳐 대상자를 확정, 명단을 교환했다. 우리 측은 5만 6890여 명의 이산가족이 상봉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상자에 명단에 오르지 못한 지역 이산가족들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지난달 31일 기준)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에 살고있는 이산가족 각 1270명, 195명, 1726명이 상봉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최종 대상자는 각각 1명, 1명, 3명 등 5명에 불과하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골든타임이 점점 줄어든다는 얘기다. 남한에선 13만 2600여 명의 이산가족이 등록됐는데 생존자는 5만 7000여 명밖에 안 된다. 이 가운데 80세 이상이 3만 5500여 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한다. 이산가족 10명 중 7명이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93명 중 80대 이상은 전체의 87%를 차지한다.

이산가족 전원 상봉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남북화해무드가 펼쳐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상봉에서도 안타깝게 방북길에 오르지 못한 고윤필(86) 옹, 평양이 고향인 그는 “부모님이 전부 돌아가시고 동생 3명밖에 안 남았다”며 “100명씩 뽑으면 어느 세월에 이산가족들이 생사를 확인하겠냐”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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