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회나 직장에서 그리고 가족관계에서도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이 50줄에 들어선 나의 어릴 적에도 인화와 단결 그리고 협동을 배웠다. 60년대에 초등과 중등을 거치면서 국민교육헌장과 새마을 운동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 어디서든 인화와 단결, 협동, 상부상조를 말한다. 그리고 지금도 말은 조금 바뀌었지만 참 많이 듣는다. 상부상조, 더불어 살자, 어울려 살자, 함께 살자, 공생공영, 동참, 참여 등….이 모든 말들이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웠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모두가 함께 평화를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기에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예부터 40세가 넘어서면 불혹의 나이라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회에 나가면서 느낀 것은 나의 40세 때에 느꼈던 것은 불혹의 나이가 아니라는 고집과 아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창회를 나가다 보면 자주 이런 모습이 목격되곤 한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다 결국 팽팽한 대화가 고성으로 오가는 것을 보며 나는 ‘40대가 결코 불혹에 나이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종종한다.우리는 많은 모임들이 있다. 어느 모임에서나 늘 지켜져야 하는 일임에도 늘 누군가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서로 불평불만으로 표현되고 결국 서로가 의를 상하는 일로까지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생긴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토론 문화가 정착되고 뒤에서 욕하는 불평불만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고집과 아집이며 우리가 단호히 내쳐야 할 것은 비방과 모략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맑고 고왔던 우정을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간직할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된 한민족이다. 특히 늘 외세에 의해 침략을 받아 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기가 일쑤였다. 조선시대에 와서야 삼국이 통일되고 이제 하나의 나라로 평정되었지만 외세는 끊임이 이어지고 결국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은 조선의 발전을 이루지 못한 경우가 아닌가라고 일부 사학자들은 본다. 화합을 이야기하고 고집과 아집을 이야기하다가 역사이야기로 빠진 것은 대원군의 고집도 말하고 싶고 현재 정치인들의 고집과 아집도 말하고 싶어서이다. ‘왜 대한민국의 정당들은 정책대결보다는 서로 헐뜯고 비방하고 싸우며 국민들을 호도하고 짜증나게 하는가’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남론과 소론으로 나뉘어져 싸움이나 하다가 결국 나라가 망하는 꼴이 생기지 않는가. 지금 정치인들이 심오하게 다투는 것도, 그들이 그렇게 목에 힘주고 주장하는 것도, 모두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잘해보자’ 라는 것이 그 목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이여!. 정말 대한민국을 위해 대안없는 비방이 아닌 정책대결로 모드를 변경해 달라. 지금 나의 진정한 걱정꺼리는 ‘해방 65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62년째인 오늘의 대한민국이 아직도 정쟁 속에서 남론 소론과 다름없고 외세에 대응할 힘이 없다면 또 언젠가 어느 나라에 속국이 될 것인가’하는 걱정이다.우리가 지금 사상대립으로 국민간에 대립되고 정당간에 대립을 할 정도로 국가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면 종국에 어부지리는 누가 얻게 될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정치인들은 더 이상 당리당략을 위해 국민들을 우파와 좌파로 이간질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곧 국론분열이요, 국가정체성을 잃고 종국에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일이 될 것이다. 국민도, 정치인도 이제 조금씩 양보해 진정으로 국가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옳고 바른 길을 함께 사는 것이 어떤가.정규영(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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