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라 장기 알바 크게 줄어
일급 최대 15만 원 고액보수도 한몫
안전사고 사각지대 노출문제는 여전

등록금, 월세, 여행자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고위험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있다. 같은 시간 일하면서도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단 이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다른데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올초 인상된 최저임금 때문에 장기 아르바이트 자리가 대폭 줄었고, 어쩔수 없이 고위험 아르바이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유명 알바 구직 포털의 근무기간 1주일에서 한 달사이 업종을 살펴보면 상품 분류 및 상·하차작업이나 건설일용직 등의 ‘고위험 알바’가 대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고위험 알바란 과도한 신체적 활동이 수반되는 택배나 공사장 노동, 유흥업소 종업원 등 다른 직군에 비해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일을 뜻한다. 택배 상·하차나 건설일용직의 경우 일급이 현금으로 최대 15만 원까지 지급돼 최저임금으로 계산되는 일반 아르바이트보다 금액으로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최근 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면서 장기알바 채용이 줄어든 것도 대학생들이 고위험 아르바이트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로 꼽힌다. 더욱이 최근엔 대학생들 사이에서 해외여행을 가려는 ‘욜로족’도 늘면서 고위험 알바를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대전 모 대학에 재학중인 백 모(23) 씨는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편의점, 식당, 피씨방 등에서 알바 자리를 찾는 것이 매우 힘들어졌다. 용돈이라도 벌려면 알바를 해야하는데 일할 곳이 없으니 자연스레 택배나 건설 일용직에 눈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안전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단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택배·물류 업종의 사업장 250개소에 대해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를 보면 위반내용 중 안전보건교육 미실시(34건)가 가장 많았고 컨베이어 비상정지장치 미설치 등 현장의 안전조치 미흡(29건)이 확인됐다. 지난해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2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알바생 10명중 7명이 화재나 사고 등 유사 시에 대처법 등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중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7.3%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정부는 산업재해 감축을 위해 관련 법·제도를 개정, 사용자의 안전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원청의 안전관리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작업 전 10분 안전교육이 생활화되도록 지도하고, 경영자부터 안전을 중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CEO 연수과정에 안전보건 교육과정도 신설키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으로 오는 2022년까지 산업현장에서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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