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에 서천 출신 이인람 변호사 내정

이석태 변호사와 이인람 변호사

정부가 21일 헌법재판관 후보로 충남 서산 출신 이석태(65) 변호사를 지명했다. 또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장관급)에 서천 출신 이인람(62)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석태 후보자는 경복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검찰이나 법원에 몸을 담지 않고 3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면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 첫 재판관이 된다. 그는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 역할을 해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다.

경찰관 고문 등으로 사망한 고(故) 박종철 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을 맡아 배상 책임을 인정받음으로써 국가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고, 매향리 미군 공군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음 피해 손해배상 사건도 대리해 피해 주민들의 권리를 되찾아주기도 했다. 강기훈 씨 유서 대필 사건의 재심 사건에선 과거의 진실을 밝히고 강 씨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줬다.

헌법재판소 사건도 다수 맡아 기본권 신장에 기여한 이 후보자는 민법상의 동성동본 금혼 규정, 호주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위헌 소송을 대리해 헌법상의 평등권, 혼인에 관한 기본권 확장에 공헌했다.

한국정부가 한일 양국 간 다툼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서 일본정부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부작위(不作爲) 위헌(違憲)’ 확인 사건도 맡았고, 긴급조치 위헌 소송 사건에도 참여해 과거 긴급조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줬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이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으로서 진상 규명에 힘을 쏟기도 했다.

이인람 내정자는 경기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KBS 상임이사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군 법무관 출신으로 야전부대 법무참모를 거쳐 육군본부 법무실과 합참 전략기획국 등에서 근무해 군 사법제도에 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역 후에는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고, 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경험이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년 한시법인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달 14일 출범하게 될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는 1948년 11월 이후 발생한 군 사망사고를 조사하게 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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