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작년 상승폭 절반
유성구말곤 모두 침체돼

부동산정책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구와 광주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 중이지만 대전은 좀처럼 가격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악재가 없는데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 중 악재가 확실한 부산, 울산만이 대전보다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9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7일 새로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했다. 여기에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 공급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수도권의 과열된 부동산 열기를 잡기 위해 나섰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만 집중된 탓에 광역시의 누적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컸다. 대구와 광주는 올 누적 변동률이 이달 기준 1.65%, 2.05%로 지난해 누적 변동률인 -0.22%, 0.51%를 벌써 넘었다. 대전은 올 누적 변동률이 0.3%로 지난해 누적 변동률인 0.7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부산과 울산은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조선업 불황이란 확실한 악재로 올 누적 변동률이 지난해보다 더 크게 떨어졌지만 대전은 대외적인 이유가 없는데도 큰 상승을 이뤄내지 못했다. 대전의 올 누적 상승률이 전년보다 못한 건 유성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유성은 최근 트리풀시티 당첨에 실패한 분양 수요가 매매 수요로 바뀌어 매매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목동3구역 재개발, 선화주택 재개발을 비롯해 대흥2·4구역, 문화2구역, 용두동1·2구역, 산성동2구역, 목동4구역, 선화B(촉진)구역 등 11개의 재개발 사업과 중촌동1구역, 유천동 1·2·3구역, 태평동 5구역, 옥계동 1구역, 오류동 1구역 등 7개의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다. 중구가 1.2% 누적 상승률을 보였다. 서구마저 올 들어 0.1% 이상 오른 적이 지난 3월과 4월 말곤 없을 정도로 기대를 밑돌았고 전통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동구와 대덕구는 불과 0.02%, -0.32%로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저해하는 지역으로 작용했다.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어서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올 누적 상승률은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성구는 당분간 상승세를 기대할만하지만 서구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중구에서 상승 요인으로 작용 중인 재개발·재건축은 사업이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 아파트 가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다른 광역시 중 확실한 불안요소가 있는 부산과 울산을 빼고 모두 상승하긴 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대전은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좋은 말로 하면 저평가됐기 때문이지만 다른 말론 호재가 전혀 없었단 뜻이다. 최근 가격이 오른 유성과 세종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