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3년 전 매출급감 엄습 / 추석 대목 앞두고 시름 깊어져 / 외식업계, “안 그래도 힘든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확산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지역 경제가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3년전 메르스가 당시 지역 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쳤는데 이 같은 악몽이 재차 발생할까 가슴을 졸이는 모습이다.
10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다시 나오면서 가뜩이나 악화일로를 걷는 지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대 대목인 추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추석 연휴가 끝난 오는 28일부터 ‘코리아 세일페스타’까지 시작되는 상황에서 메르스는 유통업계에 문을 걸어서라도 막고 싶은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발생 직후인 6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 대형마트는 10% 줄었다. 메르스의 공포에 시민들이 바깥출입을 꺼리면서 자연스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고객이 줄어든 것이다.
지역 대형마트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다시 확산하면 소비심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번엔 추석 등 하반기 매출이 중요한 시기라 3년 전과 같은 사태가 불거지면 작은 타격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올봄 역대급으로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와 올 여름 역대급 폭염에 이어 메르스까지 덮칠까 불안해 하고 있다.
대전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 모(62) 씨는 “마스크를 쓰면서까지 누가 나와서 물건을 사고 싶겠냐. 올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도 문을 열지 않은 간판대가 수두룩했는데 이번에도 메르스 때문에 그렇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탄식했다.
외식업계에선 원재료·임대료·인건비 상승 등으로 안 그래도 힘든데 메르스까지 기승을 부리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 쉬기도 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철호(34) 씨는 “3년 전 메르스로 인해 한 달 가까이 가게가 텅텅 비었었는데 이번에도 그럴까 걱정된다”며 “특히 올해는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인데 매출까지 떨어지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3년만에 메르스가 다시 등장하자 혹여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 될까 준비태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경험으로 인해?대응 매뉴얼을?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위기 단계가 격상될 시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고객 안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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