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김태광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 - 관공서·중장년층 참여 급선무

“혈액이라는 생명체를 변함없이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헌혈을 많이하지 않고는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헌혈을 생명 나눔, 생명 연장으로 인식하고, 의식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김태광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은 혈액수급의 어려움을 타개할 근본적인 대책은 ‘국민 의식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실질적으로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하루 혈액이 원활하게 수급되려면 헌혈자가 800분 정도 필요한데 지금 수급 상황을 따지고 보면 ‘하루살이’ 수준”이라고 탄식하며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혈액의 소중함을 더해 나눈다는 문화를 접목시키는 운동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운동 차원에서의 헌혈 참여에 대한 인식변화가 일어나면 현재 청년계층에 몰려 있는 헌혈인구도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원장은 “혈액 인구 분포를 보면 10~20대가 50% 가까이 되는데 너무 청년층에만 몰려 있다”며 “헌혈 인력체계가 집중되다 보니 학생들의 방학, 또는 연휴기간 등은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혈액 선진국이라는 일본,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가까운 일본만 봐도 헌혈인구 통계가 우리와는 반대, 역구조다”면서 “중장년층의 헌혈인구가 굉장히 많다. 절반 이상이 중장년층일 정도다. 문화가 달라서일 수도 있겠지만 국가차원의 인식 확대가 얼마만큼 돼 있느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생명 나눔 운동 차원에서 인식을 변화시키려면 관공서, 공공기관 등에서 헌혈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관공서의 헌혈 참여 독려를 부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으로 삼고 있다.

그는 “관공서의 참여, 중장년층의 헌혈 독려가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의 가장 필요한 부분이면서 가장 약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며 “현재 각 구청부터 시·도 기관장까지 모두 만나 협조를 구하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권역별 관리체계를 갖고 있는 혈액원에서 대전·충남·세종은 제2권역에 해당된다. 1권역인 서울·경기·강원권 혈액원 섹터와 3권역인 부산·경남 사이에서 2권역 혈액수급책임기관으로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혈액관리본부가 총괄적으로 운영을 하지만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1권역과 3권역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루 헌혈인구 800명은 우리지역에 꼭 필요한 숫자기도 하지만 혈액수급관리 체계를 갖추는데 있어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굉장히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지역 시민들의 의식도 매우 높아 어려움 속에서도 경쟁력 있게 극복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의 목표에 맞춰 지역 공공기관에서도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김 원장은 “혈액사업은 대한적십자만 혼자서 감당해서 해결되는 사업이 아니고 국가사업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공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모든 기관장들이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을 해주시고 있다”라며 “헌혈자에 대한 예우를 할 수 있게 일정부분 예산을 요청하거나 헌혈운동에 관한 재정지원과 홍보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혈액수급을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표석이 될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끝>

글·사진=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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