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업시간 무섭다”
학교 “공개사과, 해당 교사 배제”
대전시교육청도 조사 예정

대전의 한 고교에서 여학생들의 ‘스쿨 미투’ 제보가 잇따라 파문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론화 제보 페이지를 개설하고 일부 교사들의 성추행, 성희롱 발언들을 폭로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들을 수업에서 배제시키고 공개사과를 했지만 수능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SNS상에 대전 A 여고 공론화 제보 페이지가 개설됐다. 해당 페이지에는 B 교사가 여성의 신체를 칠판에 그려놓고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며 “남자들은 여자의 여기를 제일 좋아한다”, “요즘은 미투가 무서워 학생들을 때리는 것도 못 하겠다”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 교사는 “여자가 납치당하는 이유는 짧은 바지 때문” 등의 말도 서슴없이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이러한 심각한 폭로들이 줄지어 나오자 학교 측은 ‘스쿨 미투’ 폭로 당일 사건을 접하고 이틀에 걸쳐 긴급회의를 진행, 해당 교사들이 전교생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 측에 따르면 12일 오전 10시 5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교내 강당에서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이 성추행,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거론한 교사 12명 중 11명이 공개사과를 했고, 이후 학생회 측과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놓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부 학생들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하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자식의 학교생활을 걱정하는 학부모들로부터 공개사과, 중징계 등의 처벌도 요구받았다. A 여고 교장은 “현재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거론됐던 교사 B 씨와 C 씨는 수업에서 배제됐으며 13일부터 실시되는 시교육청의 조사에 따라 징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담당 경찰관에게 사건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고, 임시 교직원 회의를 열어 교사들을 상대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문제가 터졌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자기소개서, 학생생활기록부 등을 작성할 때 괜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학교 자체에서 1차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마무리가 되면 교육청에서도 상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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