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참여연대 “8대 시의회 오히려 퇴보” 비판
부실 검증 후 설동승 후보자 ‘적격’ 판정

 
설동승 후보자

“제대로 검증 못한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 철저하고 정밀하게 거듭나야 합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공동대표 김영진·이진희·장수찬)가 민선 7기 출범 후 처음 실시된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에 대해 ‘낙제점’을 매기고 이 같이 촉구했다. ☞본보 9월 11일자 4면 등 보도

이들은 12일 성명을 내고 “지난 10일 시의회에서 진행된 설동승(61)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간담회는 경영능력과 전문성에 대한 검증보다는 노사 갈등 문제를 다루는 데 치우쳤다”면서 “8대 시의회 첫 인사청문간담회가 지난 7대 때와 다른 모습이길 기대했지만 시행착오는 개선되지 않았고, 7대 시의회에서 보였던 날카로운 질의마저 사라지며 오히려 퇴보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례로 모 의원은 설 후보자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공기업다운 시설관리공단을 이끌어나가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인사청문간담회는 후보자의 경영능력·전문성·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이지 칭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설 후보자가 시설관리공단 설립목적에 명시된 ‘공공시설물을 위탁받아 민간경영기법을 도입,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해 시민의 편익 도모와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지만, 경영능력·전문성·업무수행능력·도덕성·시민의식 등 어느 것 하나 정확하게 검증하지 못했다”라고 질타했다.

참여연대는 “7대 시의회는 2014년 인사청문간담회 운영규정 제정 후 총 8회 인사청문간담회를 했고, 이 중 7명에 대해 ‘적합’, 1명에게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적합 판정을 받은 7명 가운데 차준일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직원채용 비리혐의로 중도 낙마했고, 박남일 도시공사 사장은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무산, 노조와의 갈등, 임기 중 타 지역 공기업 사장직 응모 등으로 경영능력은 물론 자질까지 비판받았다.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검증보다 시의회가 시장의 거수기 역할에 그쳐 인사청문간담회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다”면서 8대 시의회가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도시철도공사·도시공사·마케팅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간담회는 이번과 같아선 안 된다. 지난 의회부터 이어져 온 시행착오를 개선해 더욱 정확하고 세밀한 내부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인사청문간담회 운영규정에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가치관·공직관·업무수행능력·자질 등을 임용 전에 검증한다’라고 돼 있지만, 더욱 세분화되고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선 6기부터 시장과 다수의 시의원이 같은 정당 소속이어서 인사청문간담회가 ‘요식 행위’라는 비판도 있었다. 8대 시의회는 전체 22명 의원 중 2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가운데 이런 오해를 벗기 위해선 외부 전문가를 인사청문간담회에 참여시켜 함께 검증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다양한 검증을 위해서라면 시의회 스스로 다양한 능력을 확보해야 하고, 실효성 있는 인사청문간담회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위원장-이종호(민주당?동구2), 위원-윤종명(〃·동구1), 구본환(〃·유성구4), 손희역(〃·대덕구1), 채계순(〃·비례), 조성칠(〃·중구1), 우애자(자유한국당·비례) 등 7명]는 12일 설 후보자가 이사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격하다’라는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과보고서는 김종천 의장을 통해 허태정 시장에게 전달될 예정이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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