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캐릭터 ‘한꿈이’ 활용 계획 전무
전략부재 관리부실…반짝 활용에 그쳐
우리동네캐릭터공모 중구만 본선진출

대전시와 자치구들이 만든 홍보캐릭터 대부분이 유명무실한 상태다. 도시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쓰임새가 협소하다. 관리부실도 빈약한 캐릭터 활용도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대전시의 경우 세금을 들여 한꿈이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사실상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자체의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담당하고 발전시킬 전략 부재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시에 따르면 대전의 캐릭터 ‘한꿈이’는 새천년을 앞둔 지난 1999년 탄생했다. 한꿈이는 전국단위 공모를 통해 '과학과 미래'라는 대전의 이미지를 의인화한 어린왕자 캐릭터다. 한꿈이는 제작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버스카드, 홍보책자, 시가 주최하는 행사 등 다방면에 활용됐다. 그러나 한꿈이는 시민은 물론 공무원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잊혔고 잠깐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후 캐릭터 동상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시가 한꿈이를 통해 얻은 경제효과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꿈이가 대전 캐릭터에서 공식적으로 폐기된 적은 없지만 사실상 없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한꿈이를 폐기시킨 것은 아니지만 활용계획은 없다. 한꿈이와 꿈돌이 등 캐릭터를 행정적으로 담당하는 부서가 전무한 실정이다. 예전에 만든 캐릭터라는 이유로 개발이나 유지에 힘을 쏟지 않기 때문이다”며 “캐릭터 자체가 지난 시장의 업적이라 터부시되는 이유도 있고 한때 유행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래된 이미지가 강하다. 리뉴얼을 해서 현대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특별히 쓰지 않아 없어지는 분위기다”고 귀띔했다. 5개 구의 경우도 중구를 제외하고 별반 다르지 않다. 동구는 현재 캐릭터가 없으며 중구는 효뿌리축제 대표캐릭터인 효도령과 효낭자, 서구는 다람쥐를 캐릭터화한 ‘서람이’, 유성구는 유성온천을 의인화한 ‘유성이’가 있다. 대덕구는 지난 5월 자체 연구개발로 구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덕구'를 출시했다.

이 중 중구의 효도령·효낭자가 유일하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제1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공모 본선에 진출했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은 지역·공공 캐릭터의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으로 전국 75개의 캐릭터(지역 47개, 공공 28개)가 참여했다. 중구는 이번 공모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2018 우리동네 캐릭터 축제’내 홍보부스와 11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8 유루캬라 그랑프리 페스티벌’에 참가해 구 마스코트를 전국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지역을 떠올릴 수 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캐릭터만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알려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며 “효도령·효낭자는 지역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고 스케줄을 공유하는 등 구민들에게 기본적으로 내 캐릭터라는 이미지를 심어왔다”고 설명했다.

신성룡 기자 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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