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폭행 낮아지는 연령층/대전 2016년부터 초등생 폭행 발생/전국 5년새 교사 폭행 6배 급증

#. 지난 1학기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수업 시간에 떠드는 B 군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 여파는 상당했다. “선생님이 무슨 참견이냐”며 대들던 B 군이 욕설을 퍼부으며 급기야 A 씨에게 주먹까지 휘두른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같은 반 아이들이 지켜봤고, A 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

수업방해와 폭언, 욕설은 물론 폭행과 성희롱까지 교권 침해는 이제 놀랍지도 않은 뉴스가 돼 버렸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권 침해 학생들의 연령층이 초등학교생으로까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권침해 건수는 여전히 중·고교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증가 추이는 초등학교에서 크게 늘었다.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실효적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16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은 2016년 2건, 지난해 3건이 발생했고, 올해는 지난 4월까지 1건의 상해·폭행과 2건의 모욕·명예훼손이 있었다.

최근 4년간 발생한 대전지역 전체 교육활동 침해 현황(초·중·고교생 및 학부모)을 보면 2014년 253건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300건으로 대폭 증가했다가 2016년 151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166건이었다. 전체 교권 침해는 줄고 있지만 초등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가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같은 기간 초등학생 교권 침해는 2014년 0건, 2015년 2건, 2016년 3건, 지난해 16건으로 증가폭이 예사롭지 않다.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는 대전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교급별 교권침해현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 사례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 사례는 지난 2014년 6건, 2015년 4건에 그쳤던 것이 2016년 24건으로 크게 증가해 2017년 3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치는 당해 고등학생의 교사 폭행 건수인 34건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 자료에서도 초등학생 교권 침해행위 중 교사 폭행 비율이 중·고교생보다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전체 교권 침해 사례 대비 폭행 비율은 초등학교 16.89%(76건/450건)로 중학교 2.69%(218건/8097건)와 고교 1.56%(151건/9664건)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

박 의원은 “학교 내 폭력이 점차 저연령화돼 가고 있고, 피해 대상까지 학생과 교사 구분 없이 확대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교권 침해는 교사들의 신체적·정신적 고통 유발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문제여서 교권 보호에 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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