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신상구 소장

전국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는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산물이나 역사인물 등을 주제로 지역축제를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축제 발전을 기하기 위해 매년 전국에서 치러진 100여 개 축제를 대상으로 현장·종합평가를 거쳐 대표축제 3개, 최우수축제 7개, 우수축제 10개, 유망축제 21개를 선정·발표한다.

전국 최고의 장수촌인 충북 괴산군은 조선시대부터 고추를 재배한 청정지역으로 2015년 유기농엑스포가 열려 무공해 유기농으로 유명하다. 청결고추, 대학찰옥수수, 절임배추는 괴산군 농가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특화작물이다. 괴산 청결고추는 전국 최초로 고추산업특구 지정, 지리적 표시제 등록, ISO품질인증, 클러스터사업 선정, HACCP 인증, 대한민국우수특산품대상 선정 등 명품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괴산군에 따르면 2001년부터 8월 말에서 9월 초 고추축제를 개최해 왔는데, 1572호 농가가 600㏊에서 1600톤의 고추를 생산해 175억 원의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임꺽정도 반한 HOT 빨간 맛’을 주제로 8월 30일 개막한 ‘2018 괴산고추축제’도 9월 2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는데, 4일간 17만 2000여 명이 찾아 지난해(19만 5800여 명)보다 관람객은 2만 3800여 명 줄었고, 판매액은 11억 5000여만 원으로 1년 전(9억 2800여만 원)보다 2억 2200여만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추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적었지만, 고추 가격이 1년 새 2배 상승해 1㎏당 평균 4250원에 거래되며 판매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축제기간 ‘고추 별별마당’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50개 국 100여 종의 다양한 고추를 비교해 볼 수 있었고, 괴산고추의 으뜸을 가리는 품평회를 열어 최고 품질의 고추를 선발했다. 농산물 깜짝 경매, 황금고추를 찾아라, 임꺽정 선발대회 등의 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괴산고추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

올해 괴산고추축제는 태풍과 집중호우로 타 지역 방문객 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체계적인 품질관리시스템과 소비자와의 직거래 활성화를 통해 신뢰를 확보해소비자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괴산고추축제는 충북 대표 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7년 연속 유망축제로 선정됐지만 예산과 홍보 부족, 빈약한 콘텐츠 때문에 우수축제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데 2018 괴산고추축제는 프로그램 다양성과 부가가치 창출로 자발적인 주민 참여도를 높였고, 역사성과 예술성을 잘 살려 군민들은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축제 첫날 집중호우가 갑자기 쏟아진 탓에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줄고, 동진천변 둔치에 마련된 시설물이 급류에 휩쓸려 유실돼 보상을 해야 하는 등 문제점도 발생해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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