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호 문학평론가가 박진용 대전문학관 관장에게 김현승의 육필원고를 전달하고 있다. 대전문학관 제공

송재영 문학평론가와 신협 시인, 신익호 문학평론가 등 지역 작가들이 평생수집한 문학 자료를 대전문학관에 기증했다.

대전문학관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문학관에 기증 접수된 자료 3000여 점을 지역 작가들이 기증하며, 기증 캠페인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작가들의 기증 자료는 문학관 수장고에 보관 돼 있는 자료 2만 8000여 점의 10.7%에 해당된다.

올 해 첫 기증자는 신협 시인으로, 현재까지 총 232권의 문학 도서를 기증했다. 그 중 정지용의 ‘백록담’, ‘산문’, ‘정지용 시집’은 지난 3월 기획전시를 통해 대전 시민에 공개됐다.

송재영 문학평론가는 1869권의 문학 도서를 기증했다. 중국 전국시대의 유생 맹자의 사상을 전하는 ‘맹자’를 우리말로 모은 ‘원본비지맹자집주’(1917)를 비롯해 남영로의 장편 고전소설 ‘원본한문언토 옥루몽’(1936), 러시아 시인 에세닌의 작품을 오장환 시인이 번역하여 펴낸 ‘에세-닌 시집’(1946) 등을 기증했다. 송 평론가가 이번 문학관에 기증한 도서 중 1000여 점은 영문학자이자 한학자였던 그의 부친 송각헌이 생전에 모은 자료로, 부자(父子)가 연구 활동을 펼치며 읽었던 도서가 함께 문학관에 전달됐다.

박수연 문학평론가는 “송각헌 선생의 자료 중에는 문학 작품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주의 관련 자료, 일본 번역서적, 정치학서적 등이 많은데 이것은 송각헌 선생을 비롯해 함께 어울려 민족운동을 펼쳤던 지헌영 선생, 권영두 선생과 같은 대전의 지식인들이 당시 어떤 책을 읽고 연구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고 기증된 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신익호 문학평론가가 소장하고 있던 1000여 점의 도서와 함께 눈물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김현승 시인의 시 ‘펜 하나 비록 가냘퍼도’의 초고와 이론서 ‘자연주의 문예사조’의 육필원고도 전달됐다. 김현승 시인은 1970년대 초반 숭전대학교(현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강의하며 대전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문학관은 ‘문학 자료 기증 캠페인’을 펼치며 자료의 보존과 활용에 힘쓰고 있다. 기증 문의는 대전문학관(626-5023)으로 하면 된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