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작가 "작품활동에 즐거워하고 행복한 작가될 것"

 

프랑스에 있는 유일한 한옥이라는 특별한 전시공간에서 김영진 작가는 말로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모호함’에 대한 작업을 구상했다.

지난 15일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오픈스튜디오에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설치작품을 선보인 김 작가는 프랑스 보쉬르센의 한옥이라는 전시공간에 의미를 두고 창호지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광에 따라 다르게 보이거나 사라져 보이기도 하는 ‘모호함’을 표현해냈다.

김 작가는 “한옥이 프랑스에 있는 것만도 이질적이고 흥미로웠다”며 “설치를 할 때는 공간을 중요시하는데 한옥의 창은 벽이라는 개념보다 열게 되면 풍경이 들어오고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고 봤다. 창 자체도 창호지여서 빛에 민감하기도 하고, 막아주기도 하고, 세느강의 강 수면이 하늘에 비추기도 하는 한옥의 공간과 밖의 풍경이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존재하는 것과 없는 것, 그 사이의 모호한 것들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창호지 창에 들어오는 빛에 따라서 작품이 다르게 보인다. 투명해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는 김 작가는 이번 파리이응노레지던스를 통해 경험의 확장보다는 보쉬르센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두고 작업에 열중했다. 일상을 벗어난 공간에서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의의를 뒀다. 때문에 그는 앞으로 다른 레지던스 공간에서의 작업에도 계속 도전할 계획이다.

김 작가는 “이곳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느끼면서 어디에서든 그 상황에서 오는 작업들, 상황에 맞는 장소 특성적 작업 같은 것을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곳에서 공간의 특별함만이 아니라 박인경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작가로서 많은 부분을 배우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박 명예관장님이 작업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작품 활동을 정말 즐겁게 하시고 사랑하시는 구나'라고 느꼈다”며 “앞으로 그 열정을 계속 지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환경에서 벗어나면 또 무슨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만은 갖고 가는 작가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