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관광 연계한 특화전략으로 해양산업 메카 우뚝

옛 항구에 국립해양박물관을 비롯한 다양한 시설을 입지시켜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 호주 달링하버.
요트를 비롯한 수백여척의 레저 선박 등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과 숙박, 카페, 여가 시설 등이 함께 어우러진 호주 골드코스트 마리나 미라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 각국은 1980년대부터 해양산업에 눈을 돌리고 체계적인 발전을 모색해 왔다. 해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미래 경제성장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충남도 침체된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해양신산업의 적극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고의 해양산업 국가인 호주의 사례를 통해 충남의 해양신산업 발전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호주는 세계 각국이 전략적으로 해양산업 육성에 나서는 추세에 발맞춰 일찍부터 해양산업의 체계적 발전과 관리를 위한 ‘호주 해양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호주의 주요 산업으로는 광업·금융업·농업·서비스업 등이 있지만 관광 및 해양산업도 호주의 대표 산업으로 꼽힌다. 호주 정부는 다양한 해양산업 중에 해양관광과 여객선 등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 산업, 요트 등의 계류시설인 마리나 등 해양레저산업에 중심축을 뒀다. 3만 7000여 ㎞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고 국민 10명 중 8명이 해안가에 거주하고 있는 입지적 여건을 반영한 결과다.

호주는 해양산업 비중이 전체 GDP의 5%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해양산업 국가다. 호주의 해양경제 규모는 2014년 현재 731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석유·가스 생산(302억 달러)을 제외하면 해양관광(281억 달러)은 해양산업의 중추신경이 되고 있다. 특히 마리나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6년 현재 80만 여대의 보트가 공식 등록되어 있고 2100개의 마리나 시설과 500개 이상의 보트 건조 관련 기업이 마리나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호주는 해양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항만을 재개발하고 보트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골드코스트 보트산업단지가 대표적이다. 북쪽 쿠메라 강변 지역 250㏊에 조성된 골드코스트 보트산업단지는 호주 3대 보트제작업체와 호주 최대의 워킹 마리나, 보트 수리업체 등이 입지해 보트산업의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보트제작업체를 주축으로 보트수리업체, 마리나 업체, 보트부품업체, 보트판매업체, 보트대여업체, 레스토랑까지 들어서면서 보트산업과 해양관광레저 산업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세계 최고의 보트산업 및 해양관광 메카로 성장했다.

황폐된 항구를 마리나 시설과 상업용 해양 크루저, 제트보트 등 해양스포츠 시설을 갖춘 위락형 해양관광 항구로 개발한 달링하버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호주 시드니 중심부에 위치한 달링하버는 1778년 초 영국 정착민들이 도착했던 항구다. 달링하버는 그동안 항구의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지만 교량과 전철, 고속도로 등이 속속 건설되면서 항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달링하버의 현재 모습은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주정부가 추진한 3단계 개발사업으로 갖춰졌다. 달링하버는 기존의 항구 기능을 강화한 마리나 시설과 더불어 시드니수족관·해양 박물관 등과 고급 레스토랑, 쇼핑센터, 유료 관광시설 등을 수변을 따라 입지토록 했다. 이 같은 복합적인 개발은 달링하버를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시드니 2대 관광명소로 부상시켜 ‘도심 재개발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게 됐다.

호주의 해양산업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추진 의지와 지원 아래 해양산업 클러스터와 해양관광산업과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활성화를 일궈냈다. 이런 특화전략은 이제 막 해양산업 활성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충남에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 골드코스트 마리나 미라지의 한 관계자는 “해양 산업은 향후 국가 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동력이어서 각국은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개발을 하고 있다”며 “호주도 정부 차원의 계획 수립에 맞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 산업은 관련 산업을 한데 모아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를 해양 관광과 연계시키는 복합적인 형태로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해양산업 개발 의지와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포=이석호 기자 ilbolee@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