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성과 혹평한 뒤 아베-자민당 사례 연구하자 비난 빗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육성 발언이 나온 것을 두고 '무장해제' 주장을 펴 논란을 빚은 나경원 의원이 다음날엔 아베 총리와 자민당을 주제로 한 간담회를 열어 친일논란에 휩싸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 두 번째 공개간담회에 당 정당개혁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일본 자민당의 정권복귀와 아베 총리 중심의 자민당 우위체제 구축' 주제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나 의원은 "전 세계 대표 보수정당으로 꼽히는 곳은 영국 보수당과 59년간 끊임없는 개혁을 통해 이어져오고 있는 일본 자민당"이라며 "자민당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해 보수정당의 역사를 공부함으로 무너진 한국의 보수가 나아갈 길을 알아보고자 했다"고 이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튿날 아베 총리와 일본 자민당을 본받자는 듯한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20일 주요 포털사이트에 '나경원'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나경원 아베'가 연관 검색어로 뜨는 등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관련 기사의 댓글도 "교훈을 얻을 곳이 그렇게 없나", "일본인이세요?", "친일 매국노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 "어느나라 정당이세요?", "내눈을 의심했다. 설마 합성이겠지. 근데 사실이네. 본심을 드러내는구나", "남과 북이 새역사를 만드는 이 시각에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일본 우익 정당을 연구하고 있다니", "자민당 한국지부의 커밍아웃", "매국본색" 등등 비난 일색이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간담회의 취지를 친일행위로 매도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사례 연구를 통해 한국 정당발전을 모색하자는 것이 어떻게 친일일 수 있느냐는 항변이다. 
  오히려 나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역사가 쓰이고 있는 이 시점에 맞지 않는 억측"이라면서 "대한민국 정당정치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보수정당의 노력이 과도한 오해로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나 의원은 전날 남북 정상이 육성으로 '비핵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수순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혹평한 바 있다. 나아가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이 버젓이 이행되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의 정상화, 금년 내 철도 및 도로 착공식 등 교류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했다"고 지적한 뒤 "그간 실무회담 진행, 방북단 구성 등 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만 보아도 우리는 결국 북한이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눈치 보며 여기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한편, 나 의원은 지난 2004년 서울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도 친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나경원 의원 측은 당시 자위대 행사가 열린 서울 모 호텔에 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있는 행사라는 걸 알고 그대로 돌아왔기에 자위대 행사에 참석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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