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이제 코앞이다. 대체연휴로 완성된 5일의 연휴가 길다면 길겠지만 차례를 얼른 지내고 밀린 취미생활까지 즐기기엔 짧을 수도 있다. 일하는 5일과 쉬는 5일의 시간은 상대성일 수밖에 없다. 차례지내고 가족과 회포를 풀기엔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연휴 동안 PS4는 반드시 해야 한다. PS4의 독점 대작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스퀘어에닉스

 

◆드래곤퀘스트11

‘파이널판타지’시리즈와 함께 일본의 2대 정통 RPG인 ‘드래곤퀘스트11-지나간 시간을 찾아서’가 9월 4일 드디어 한국에 정식으로 발매됐다. 외전과 모바일버전으론 한글화가 이뤄졌지만 본편에선 첫 한글작이다. 파이널판타지는 10 이후로 꾸준히 한글화가 이뤄진 데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부분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며 나름의 팬층을 확보했지만 드래곤퀘스트는 이제껏 한글화된 작품이 없어 국내에선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RPG 특성상 스토리가 중요한데 일본어에 능숙한 게이머가 아니라면 드래곤퀘스트의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인 11은 완벽한 한글화와 더불어 일본판엔 수록되지 않았던 음성까지 더해져 발매됐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기존 시리즈보다 훨씬 낮다. 드래곤퀘스트11의 스토리는 유그노아의 왕자이자 용사의 환생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부모를 모두 잃고 양조부에게 길러지며 세상을 구한다는 전형적인 용사의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르게 얘기하면 아주 정석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세계를 지배하려는 마왕을 검과 마법으로 쓰러뜨린단 이야기는 남자라면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이상적인 판타지 세계다.

그래픽은 애니메이션을 3D로 표현해 동화 같은 이미지를 준다. 하지만 이는 2018년에 어울리지 않는 그래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플레이타임이 100시간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볼륨감을 보여주기 때문에 5일의 연휴 동안 클리어하긴 어렵지만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라인은 연휴가 지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몰입감이 엄청나다.

출처=인섬니악게임즈

 

◆스파이더맨

오픈월드로 새롭게 태어난 최신작 스파이더맨은 9월 7일 발매된 가장 따끈한 신작이다. 한국 시각으로 9월 4일 밤 11시에 엠바고(한시적 보도 제한)가 풀렸다. 전투, 스토리, 그래픽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픈월드 특성상 빠른 이동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스파이더맨 특유의 건물 사이를 오가는 액션으로 오히려 빠른 이동이 필요 없을 정도. 다만 오픈월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서브퀘스트의 단순성 등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발매가 되자마자 역대 마블 히어로 게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 중이다. 출시 후 영국에선 올해 발매된 게임 중 가장 빨리 팔리고 있으며 이는 ‘갓 오브 워’의 배에 가깝다. 일본에서도 첫 주 판매량이 10만 장을 넘었다. 수많은 호평 중 게이머를 가장 사로잡는 건 역시 호쾌한 액션이다. 스파이더맨 특유의 손목의 거미줄은 물론 다양한 아이템을 통한 타격감 등이 최고다. 여기에 게임을 단조롭게 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퍼즐요소가 삽입되는 게임이 많은데 스파이더맨은 오히려 이런 요소를 과감히 배제함으로 최대한 액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포토모드 역시 워낙 뛰어난 그래픽 때문에 ‘게임이 아닌 영화 같다’는 이야기도 많다.

출시 전 평가처럼 서브퀘스트의 빈약함은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라인은 매우 탄탄한 편이고 여러 연출로 단점을 최대한 가렸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 아니지만 메인 스토리상 후속작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하다.

출처=라스트 오브 어스 홈페이지

 

◆라스트 오브 어스

PS4를 살 때 반드시 산다는 전설의 게임인 ‘라스트 오브 어스’. 언차티드 시리즈로 게임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너티독의 작품이다. 원래는 PS3 끝물의 작품이지만 워낙 뛰어난 인기로 PS4로 리마스터됐다. 당시 발매 1주일 전 엠바고가 풀리자마자 언론사는 물론 리뷰사이트에서 만점짜리 평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왔다. 역대 PS3 게임 중 가장 많이 팔린 GTA5라는 강력한 적수가 있었음에도 2013년 Game Of The Year(GOTY)를 수상했다. 단순히 라스트 오브 어스 하나로도 PS3를 사야 한다는 평도 받았다.

스토리는 인간을 좀비처럼 변형시키는 포자가 전 세계에 퍼진 시기에 딸을 잃은 주인공 ‘조엘’이 포자 보균자이자 자신의 죽은 딸과 비슷한 또래인 엘리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처음엔 참견 많은 꼬맹이라며 엘리를 귀찮아하던 조엘이 시간이 흐를수록 엘리에게 부성애, 혹은 연민을 느끼는 감정변화가 압권이다. 스토리와 함께 호쾌하게 좀비를 총으로 쏘는 액션까지 모두 잡았고 마치 하나의 영화 같은 스토리라인, 마지막 엔딩신이 가장 큰 장점이다. 언챠티드에서 보였던 뛰어난 배경그래픽과 뛰어난 NPC의 AI, 엘리의 걸쭉한 욕도 나름의 즐길거리다. 참고로 엘리는 기껏해야 10대 중반이지만 입만큼은 40~50대 이상의 아저씨다.

플레이시간은 20시간 내외로 가능해 집중만 한다면 5일의 연휴 동안 충분히 엔딩까지 볼 수 있다. 출시된 지 몇 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판매순위 상위권을 기록 중이며 내년경 발매될 ‘라스트 오브 어스 part2’를 감안해서라도 꼭 플레이해보자.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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