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뇌신경센터 류호룡 교수

 

얼마 전 주말 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다사다난한 삶을 살던 주인공 미연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는 내용이 나왔다. ‘치매는 단어 자체로 두려움을 일으키는 병이다. 환자의 삶을 무너뜨리고 간병의 고통으로 가정의 평화까지 파괴한다는 공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으로 꼽는다.

흔히 말하는 치매, 파킨슨병 등을 아울러 퇴행성 뇌 질환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는 것처럼, 노화에 따라 뇌 세포가 손상되고 뇌 기능이 퇴행한다는 뜻이다. 퇴행성 질환은 나이 듦에 따라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젊고 건강할 때 미리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의 퇴행성 질환인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할 때 미리 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다져놓아야 하는 것처럼, 뇌의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젊을 때 미리 뇌 건강을 위한 습관을 들이고 관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뇌 건강을 위해 어떤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할까? 첫째, 충분한 수면이다. 하루 종일 왕성하게 활동한 뇌는 밤에 잠을 자며 피로를 풀고 힘을 얻는다. 둘째, 지속적인 건강한 뇌의 자극이다. 즐거움을 주는 배움을 지속하거나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로 뇌를 자극하는 것도 좋다. 셋째,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적당한 운동을 계속해야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뇌가 깃들고 적절한 운동은 신체를 건강하게 하고 뇌를 자극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넷째 본인체질에 맞는 적절한 식습관이다.

퇴행성 뇌 질환을 정복하려는 연구는 지금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도 퇴행성 뇌 질환은 단연 최고의 화두이다. 최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를 활용한 많은 연구에서 침 치료가 뇌를 자극하고 뇌 혈류량을 변화시키는 것이 발견됐다. 또한 기억력 장애, 인지장애에 침과 한약 치료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인 임상연구 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환자들이 한의학 치료의 도움을 받아 뇌의 퇴행을 늦추고, 치매와 파킨슨 등의 증상을 관리하고 있다.

드라마 같이 살래요의 미연은 모아둔 재산을 치매 치료 연구에 쾌척하고, 자신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 삶의 활기를 이어가기로 결정한다. 아직도 인간에게 퇴행성 뇌 질환 정복은 숙제로 남아있지만, 무작정 두려워 웅크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부터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고, 인생을 즐겁게 살아보자. 우리의 남은 인생 중, 바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정리=강선영 기자

도움말=둔산한방병원 류호룡 교수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