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이병헌 "김태리 나이차이 나도 신경 안쓰여"

tvN '미스터 션샤인'

'미스터 션샤인'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태양의 후예'(2016), '도깨비'(2016~2017) 등 무수한 히트작을 낳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연출은 김 작가와 오래 호흡을 맞춰온 이응복 PD가, 제작은 '도깨비'의 화앤담 픽처스가 맡았다. 여기에 영화 편당 제작비와 맞먹는 수백억 원이 투입됐다.

이병헌은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 이뤄진 1905년 미국의 이권을 위해 조선에 주둔한 검은 머리의 미국 해군장교 유진 초이를, 김태리는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애신 애기씨를 연기하고 있다.

2009년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이병헌(48)은 "김은숙 작가, 이응복 PD 드라마인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제작진에 대한 높은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그러면서 "'김은숙계 언어'란 게 따로 있나 생각이 들 만큼 대본을 처음에 봤을 땐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또 당시에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이해되는 대사들도 있다. 묘한 힘을 가진 작가"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이어 "저는 사실 TV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영화를 계속 해왔지만 중간중간 '올인', '아이리스' 등 드라마를 했다. 텀은 길었지만 늘 오픈된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항일투쟁이라는 소재에 대해서는 "관련 소재를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1900년대 초반을 조명한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 가장 급변기였던 시기, 그리고 미국인 캐릭터는 저도 처음 맡아본다"며 "조선의 애국자가 아닌, 오히려 반감이 큰 인물인 게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스무살 아래 김태리와 호흡하는 데 대해서는 "물리적인 나이 차는 많이 나지만 연기를 할 때는 그런 것들이 의식되지 않는다"며 "아주 좋은 감성을 갖고 연기하는, 매우 훌륭하고 좋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외국에서 작품 경험이 많은 배우로서 '미스터 션샤인'이 해외에도 소구하는 지점이 있을까에 대한 물음에는 "굉장히 큰 역사, 정치적인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중점으로 다룬다"며 "한국의 역사에 문외한이고 정보가 없는 외국인이라도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고,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병헌과 모던 연애사를 그릴 김태리(28)는 이번이 첫 드라마 출연이다. 그 역시 "작가님, 감독님을 보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영화 작업을 했을 때도 그렇고 참 좋은 선배님들과 작업했다. 개인적으로 연기하는 데 있어서 그보다 축복인 일은 없다"며 "이병헌 선배님은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불편한 게 전혀 없었다. 스스로도 유머 감각을 늘 갖고 있다고 강조하신다. 즐겁게 촬영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자신이 맡은 애신 역에 대해선 "최고 명문가 자제이자 한편으로는 투사인 인물"이라며 "이쪽을 따를지 저쪽을 따를지, 복잡한 서사를 가진 인물이라 단면적으로 풀어내지 않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방송돼 눈길을 끈다. 역사가 미처 다 기록하지 못한 무명 의병들의 항일투쟁사를 되새기는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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