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국 국기만 달아달라" 요청에 日 "수용 못 해 ... 욱일기 달 것"
제주관함식 욱일기 논란에 日 "한국, 예의없다" 적반하장 반응
내달 제주에서 개최되는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이 욱일기를 달고 참석하는 것에 대해 국내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일본이 이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해군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가하는 15개 국가에 공문을 보내 사열참가 함선에는 자국 국기와 태극기만을 달아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이 해상자위대 깃발로 사용 중인 욱일기를 달고 참석하는 것을 의식한 조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 자국 언론을 통해 "비상식적 요구"라고 불쾌해 한 데 이어 29일에도 "예의없는 행위"라고 고듭 비판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해상자위대 간부는 이날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적을 표시하는 자위함기는 국가 주권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욱일기를 함선에서)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데다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도 전날 기자들에게 "자위함기 게양은 국내 법령상 의무다. 유엔해양법조약에서도 군대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 (제주관함식에 갈 경우도) 당연히 달 것"이라고 말했다.
욱일기는 2차대전 당시 제국주의 침략에 앞장선 구 일본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해상자위대는 1954년 발족 당시부터 이러한 욱일기를 자위함 깃발로 채택해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한국 해군 측은 욱일기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크다는 점을 의식해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번 관함식에 구축함 1척이 참가할 예정이며 지난 1998년과 2008년 국내에서 열린 국제관함식과 2016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때도 욱일기를 달고 참가한 바 있다.
외국 함정은 해당 국가의 영토로 인정되기에 주최 측 입장에선 일본 함정이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제주 국제관함식에는 국내외 50여 척의 함정이 참여한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