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가 11년 만에 일명 가을야구라 불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007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한화는 이후 바닥권을 헤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여섯 시즌 동안 무려 다섯 번이나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후 구단은 극약처방으로 성과주의 야구를 구사하는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선수단을 맡겼지만 그가 맡은 3년 간 6위, 7위, 8위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믿었던 김성근 감독 카드도 먹히지 않자 팬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2017년 한화이글스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멤버 중 한 명인 한용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히고 그와 함께 장종훈과 송진우 등 전설의 스타들을 코칭스태프로 합류시켰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여전히 한화를 최약팀으로 분류했고 꼴찌로 예상했다.

팬들은 레전드들의 귀환을 환영했지만 그들이 팀 성적을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는 못했다. 그동안 약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게 박혀 단숨에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외형상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감을 갖지 않고 출발했던 한용덕 호는 초반부터 매섭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5월 이후 단 한 번도 4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으며 신바람 나는 야구를 선보였다. 대전구장에서 울려 퍼지는 팬들의 함성은 충청권 전역으로 확산됐다.

한화 선수단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지난 28일 경기의 승리를 통해 당당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한다 해도 5위 이내에 들어 가을야구를 펼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남은 일정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2위 진입도 가능한 상태이다.

한화 팬들은 남은 경기 일정으로 미루어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2위나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2위와 3위, 4위의 차이는 크다. 3위 이내로 진출할 수 있다면 그만큼 우승을 넘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충청 한화팬들은 그동안 묵묵히도 구단에 아낌없는 애정을 보였다. 국내 10개 프로야구단 가운데 가장 열성팬이 많은 구단이 한화이글스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무력한 팀 성적에 실망할 듯도 했지만 꾸준히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이제는 구단이 팬들에게 보답할 차례이다. 어렵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니 몸이 부서져라 투혼을 발휘해 우승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한화 전체 선수단은 무려 11년을 가슴 졸이며 기다려준 팬들의 성원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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