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공동변소 뒤처리 얘기

다시 변소 얘기로 돌아오자. 물론 부잣집에서는 작은 변소간이 있어서 거기서 함께 볼 일을 보았는가 하면, 더 나아가서는 한 사람 만이 사용하는 변소 간도 소유하고 있었다.

동시에 공동 변소의 뒤처리 하는 얘기도 남아있는데 재미있다. 우리의 빗자루 크기의 막대기를 상상하면 되겠는데, 이 자루 끝에 스폰지 비슷한 것을 달아 두었다.

로마인들이 대변을 보고 난 뒤 이 막대기를 잡고 사용한 후에 식초와 물을 혼합한 길게 늘어선 물통에 이 막대기를 넣어서 흔들어 씻은 다음에, 방금 볼일을 끝낸 옆 사람에게 사용하게끔 넘겨 주었다. 이 사람도 다시 그 식초물에 스폰지 막대기를 씻고 나서는 다음 사람에게…. 어찌 이리 실감있게 표현하는가? 똥을 다 누고 난 이가 뒤처리 막대기를 옆사람에게 건네 주는 것을. 독일의 공영방송인 ZDF에서 보았기에 이렇게 상세한 묘사가 가능하다. 오늘날의 위생관점에서 보면 놀라 자빠질 일이다. 하지만 당시는 그들 나름의 뒤처리 문화였다. 하기야 한 40년 전의 우리네의 시골 뒤처리 문화와 비교해 본다면 그리 놀라울 일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의 신세대는 상상하기가 힘든 문화일지는 모르지만.

중세에는? 이런 로마의 문화를 다소 잊은 듯하다. 로마인들처럼 죽 여러 명이 길게 앉아서 똥을 누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들 역시 사람들이 보이는 장소에서 똥을 누곤 했다. 논밭이나 아니면 거리에서 누구나가 부끄럼 없이 행할 수 있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본 듯하다. 중세의 이 장면은 방송에서 본 것이 아니고, 한 화가의 그림에서도 보았다. 근데 왜 오늘날은 혼자서 일을 처리해야만 하는 것으로 발전하였을까?

이런 똥 문화사의 자료가 남아있다면 오늘날과 비교연구를 하면서 인간의 심리 변화를 함께 펼쳐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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