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하교시간을 오후 3시로 연장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8월 초등학교 저학년(1~4학년)의 하교시간을 오후 1~2시에서 오후 3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종료시간을 늦추고 학교교육을 강화하면 돌봄 공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교총과 전교조는 학생발달 및 교육현장 여건에 맞지 않고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총은 논평에서 “저출산 문제는 소득 수준, 생활주거환경, 자녀관과 결혼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되는 것으로 학교에서 아이들을 오래 돌봐주면 돌봄 문제가 해결되고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전국초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도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사들 중 95.2%가 이 방안을 반대했고 초등학생들도 71.2%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의 과반수 이상이 하교시간이 늦춰진다고 학원을 덜 다닐 것으로 보지 않았다.

어린 학생들의 하교를 몇시간 늦춘다고 출산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에 의문이 가는 부분이다. 물론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 수업을 반일제에서 종일제로 전환하여 출산율 증가를 보인 사례는 있지만 육아휴직 14개월 간 기존 수입의 65%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도 함께 시행한 결과이다. 단순히 하교시간을 늦춘 것을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시간을 갑자기 늘리는 것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교육과정 전체를 손봐야 하는 것으로 단시간에 결정할 문제도 아니다.

대안으로 방과후학교를 더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와 선택을 반영하여 정규수업 이외의 교육 및 돌봄 활동이다. 수익자 부담과 당국의 재정지원이 혼합돼 이뤄진다. 자녀가 학교에 머무르고 있으니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고, 비용도 사교육 보다 낮으며 신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지금처럼 소수를 선발하여 운영하는 것을 대폭 확대하여 원하는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강제가 아닌 학생의 선택에 의해 운영되는 방과후학교를 제대로 운영하면 학부모의 돌봄부담을 줄이고 출산율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