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분분 … “전국 최저수준 처우, 정상화되는 과정”

<속보>=최근 대전지역 대학병원들의 노사 갈등이 분분하다. 건양대병원이 최근 일촉즉발의 파업위기에서 극적으로 쟁점 합의를 타결했지만 을지대병원은 노사협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사가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하면 을지대병원은 3년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본보 1일자 5면 등 보도>

지역 의료계는 노사갈등의 원인에 대해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대전지역의 특성상 워낙 임금수준이 열악했던 탓에 노조가 만들어진 이상 임금수준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거다.

대한간호협회, 을지대병원 등에 따르면 대전 의료 인력 처우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지역에서 간호사 처우가 가장 좋다는 충남대병원마저 1년차 간호사 연봉이 전국 사립대병원 평균 수준(약 40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극적으로 노사합의를 이룬 건양대병원은 연봉제였던 임금 지급 체계를 호봉제로 전환하고, 총임금 총액의 16%를 인상했지만 여전히 사립대병원의 85% 수준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갈등이 치닫고 있는 을지대병원은 훨씬 더 열악하다. 비슷한 규모의 병원인 건양대병원의 2/3 수준(약 2300만 원)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마저도 노조가 생기고 지난 3년 동안 20% 가까운 임금인상을 이뤄낸 결과다. 업계 통상임금 수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처우(임금)와 비정규직 문제, 무엇 하나 합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신문수 을지대병원 노조지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비슷한 수준이었던 건양대병원이 올해 큰 폭으로 인상된 임금협상에 합의하니까 을지대병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료이익이 더 많이 발생한 을지대병원이 건양대만큼 인상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의 한 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들이 임금수준을 비슷하게 맞춰가는 것으로 인상 폭을 좁혀온 것이 사실”이라며 “워낙 열악해 지역 간호인력 이탈도 심각하다. 터질 게 터진 것뿐이기 때문에 병원들이 임금 정상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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