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8일=요즘 어머니가 많이 피곤하셨는지 장을 보는 날이 뜸해졌다. 장을 보지 않으니 반찬이 딱히 마음에 드는 것도 없다. 내가 볼 땐 다 풀밖에 없는 반찬인데 어머니는 그게 그렇게 맛있다고 하신다. 나 몰래 맛있는 걸 드시는 게 분명하다.

오늘 저녁 역시 그냥 집밥이라고 하셨다. 이런 날이면 대개 밖에서 먹고 들어가겠다고 한다. 그러면 “너 밥먹고 오면 난 편하지”라고 하셨는데 오늘은 꼭 들어오라고 하신다. 장을 봐오셨나….

그러나 거짓말인 거 같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맛난 반찬 있다고 꼬셨을 텐데 오늘은 무조건 들어오라는 게 뭔가 수상쩍다.

근처에서 그냥 마음 편히 순대국밥을 먹고 들어가겠다고 문자를 보낸다. 통화하면 화낼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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