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엽(대전노은중 1학년)

세계 유일 분단국가’, ‘전쟁 중인 나라’. 과연 어떤 나라가 떠오르는가아마 많은 사람이 한반도를 떠올릴 것이다. 대체 왜 우리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갈라지고, 같은 민족끼리 싸우고, 앞서 말한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가져야 했을까?

우리나라는 고려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하나의 나라였다. 고려, 조선, 대한제국까지 줄곧 하나였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패망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반으로 나눠 신탁통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남쪽의 민족주의자와 일부 공산당원들이 반대했지만 결국 우리나라는 광복의 행복도 잠시,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 뒤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만 했다. 우리는 통일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이제 열네 살인 내 눈엔 남보다 못한 적으로 보일 뿐이었다.

2018년을 시작으로 올해 행복한 싹이 꿈틀거리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의 빛이 다가오는 것일까? 선생님께선 지금껏 상상도 못할 여러 기적을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일단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출전, 한반도기를 들고 경기장 안으로 함께 들어섰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가슴은 뭉클했다. 아직 그 마음을 다 이해하진 못하겠는데 이렇게 가슴 뜨거운 울림은 연배가 올라갈수록 더욱 강하게 느꼈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 그리고 지난 4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회담하는 장면을 마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판문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찾아왔다.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살짝 넘어 방북도 했다. 겨우 아무것도 없는 감정의 선이라는 의미를 보여준 셈이다.

분위기는 봄을 타듯 따뜻해졌고 남측 공연단은 북에서 공연도 했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은 다시 하나였다. 겨우 며칠의 훈련으로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보여줬다. 아직 통일이 되진 않았지만 이제 곧 통일이 될 것만 같고 북한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통일의 과정에 부딪힐 가장 큰 문제는 뭘까? 일단 체제와 문화의 차이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부터 상대 문화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하려 노력하다보면 오히려 새로운 문화를 접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유연한 자세만 가지면 다를수록, 생소할수록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북한의 문화, 우리의 문화가 융합돼 더 발전된 문화가 생기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통일비용이 많이 들고 세금부담이 높아져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북이 각각 군사비용에 들이는 돈이 적지 않고 장기적으론 분단유지 비용보다 통일 후 얻게 될 이득이 훨씬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개성공단에서 거둔 성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초기 투자비용 대비 6배 수입을 얻었다는 게 통계자료로 나타나서다.

방학 때 중국으로 캠프를 다녀왔다. 그때 백두산과 두만강을 중국 쪽에서 바라봤다. 조금만 더 가면 북한인데 가질 못하고 남의 나라에 돈을 주고 먼발치에서 보고 왔다. 그럼에도 백두산은 아름다웠다. 봄이 돼 피는 야생화, 여름이면 우거진 숲, 가을 단풍, 겨울의 눈꽃까지 우리가 보는 남한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절경이 손대지 않은 상태로 보여진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에 올라가 물을 만지고 물병에 담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 물 좀 만져봤으면 싶었다. 중국에선 천지가 있는 곳까지는 내려갈 수 없었다.

여행 중 북한 공연단의 공연을 보기도 했다. 북한의 공연이 생각보다 수준있었다. 그 만남 마지막엔 학생들 모두가 북한 공연단을 위해 홀로아리랑을 불러드렸다.

설악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금강산 맑은 물도 동해로 가는데 우리의 마음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라는 가사가 나온다. 부르면서 얼마나 뭉클했는지 모른다. 정말 우리 마음은 어디로 흐르고 있는 것일까? 남과 북, 두개의 물줄기가 만나 언젠간 통일이라는 바다에 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그 바다에서 나는 맘껏 뛰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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