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장관, 의무적 연장 반대입장 표명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정책추진에 반기

<속보>=초등학교 저학년 하교시간을 오후 3시로 연장하는 방안이 폐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하교시간 의무적 연장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면서다. 현장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본보 10월 2일자 6면 보도>

저학년 하교시간 3시 연장 방안은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8월 말 저학년(1~4학년)의 하교시간을 현행 오후 1~2시에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더 놀이학교’를 도입해 아이들을 학교에 더 머무르게 하면서 학생수 급감과 사교육 과잉, 아동의 낮은 행복도 등을 해결하겠다는 정책 대안이다.

3시 연장 방안이 발표되자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라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을 오래 돌봐주면 돌봄문제가 해결되고 출산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접근이라는 것이다.

교육단체 등의 하교 연장 반대 움직임에 대해 유 장관이 응답했다. 장관 취임 후 첫 행보로 지난 주 세종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찾은 그는 교사 및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의무적으로 모든 학생이 오후 3시까지 학교에 남아있도록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 모든 학생에게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어 “학교 현장이나 교사, 부모님 의견을 종합해 선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아직 방안이 확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협의해 현실에 맞는 대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들의 육아 부담이 훨씬 더 커지면서 여성들이 일을 포기하고 경력이 단절된다”며 “경력 단절 여성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육아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어 (위원회가) 이같이 제안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통해 실효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변화를 언급했다.

한 지역 교육계 인사는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정책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3시까지 학교에 머무르게 한다고 사교육이 줄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3시 이후에 학원에 가게되고 귀가하는 시간만 늘어지게 될 것”이라며 “유 장관이 위원회와 협의를 한다고 했으니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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