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동 등 농촌여행코스 5선 선정
호수, 바람, 억새 ... 가을을 품다

#1. 대청호오백리길의 하이라이트, 추동

대청호와 대청호오백리길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대전시 동구 추동. 가을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름이다. 그렇다. 추동(秋洞)은 가을 동네다. 그런데 마을의 내력을 좀 더 유심히 들여다보면 뭔가 잘 못 됐다. 원래 이 마을이름은 ‘가래울’이었다. 가래나무가 많아서 그렇다. 가래나무를 추자나무라고도 했으니 한자화 하려면 추자나무에 쓰는 추(楸)자를 음차 했어야 하는데 가을 추(秋)자를 가져다 써버렸다. 추자나무마을이 가을마을이 된 거다. 이름 탓일까. 마을의 정체성도 이름 따라 바뀌었다. 지금은 추자나무동네보다 가을동네가 더 어울린다. 추동의 이미지는 이제 가을과 찰떡궁합이 됐다. 

억새와 갈대는 대청호반의 가을·겨울 정취를 책임지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대청호반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그리고 이 억새의 강력한 힘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이곳, 4구간이다. 4구간 중에서도 이곳이 억새와 갈대 향연의 최고 명소다. 대청호자연생태공원도 아기자기하게 잘 조성돼 있어 나들이하기에 딱 좋다.

#2. 10월 농촌여행코스 5선에 이름 올린 대청호오백리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선정한 10월에 가기 좋은 농촌여행코스 5선에 대청호오백리길 일원이 선정됐다. 선정된 이번 코스는 추동 습지공원에서 슬픈연가 촬영지, 찬샘마을, 세천막걸리로 이어지는 길로 구성돼 있다. 대청호자연생태공원(추동습지공원)은 이국적인 풍차가 있는 생태공원으로 각종 식물들과 연못, 습지, 데크 등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특히 야간에는 형형색색 조명과 음향이 어우러져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자연생태공원 앞 호반에 조성된 데크길에선 넘실대는 억새와 푸른 대청호의 어울림을 극적으로 대면할 수 있다. 데크길은 억새밭 위를 걷도록 만들어졌는데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스카이워크와 비슷한 느낌을 선사한다. 구불구불 데크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가을 정취에 젖어든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억새꽃 다발은 사랑하는 이에게는 보내지 마세요….’ 갈대와 억새를 소재로 한 시도 감상하면서 그렇게 가을의 정취를 가슴에 담는다.

데크길을 지나 뭍과 물의 경계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로 가는 길은, 여유롭게 걸으면서 끝없이 펼쳐진 갈대와 억새 그리고 고요한 대청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찬샘마을은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농사, 생태, 공예, 식문화 등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고, 10월 현재 인절미, 두부만들기, 벼베기 등 가을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세천막걸리 양조장에서는 지하 200m의 자연암반수와 전통 발효방식으로 60년 넘게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세천막걸리를 직접 시음할 수 있다.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