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남한사람, 북한사람 할 것 없이 우리 민족 모두에게 관심지역이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은 판문점일 것이다. 한번쯤은 판문점을 견학했더라도 판문점에 대한 유래나 지식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판문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 판문점의 공식명칭은 ‘군사정전위원회 판문점공동경비구역’이다. 줄여서 ‘판문점’이라 하고 영어로는 JSA(Joint Security Area)라고 한다.

▲ ‘널문리가게’가 역사적인 판문점이 되었다. 한국 전쟁 중 유엔군과 공산군 양측의 휴전회담은 소련의 제의에 의해 개성에서 진행되었다. 이 지역은 당시 공산군의 점령 지역이었기 때문에 유엔군 측은 보다 중립적인 장소를 물색하다가 개성에서 남쪽으로 20리 떨어진 ‘경기도 장단군 진서면 널문리’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널문리가게 앞 콩밭을 회담장소로 정하고 이 콩밭자리에다 유엔군과 공산군 양측이 군용텐트와 가건물을 지어서 회담장소로 활용했다. 이곳에서 2년 여의 지루한 협상 끝에 드디어 1953년 7월 27일 역사적인 휴전협정 조인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포로교환도 이루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은 휴전협정을 조인했던 널문리에 위치했던 판문점과 오늘의 판문점의 위치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휴전협정 체결을 했던 널문리에 위치했던 판문점이 휴전선보다 북쪽에 위치한 것이 문제되어 1953년 10월 지금의 장소로 옮긴 것이다. 처음 판문점자리였던 널문리 콩밭은 그냥 ‘정전협정 조인장’으로 불리고 지금은 북한지역이니 가 볼 수 없다.

▲ 판문점이라는 명칭은 ‘널문리가게’에서 따온 것이라 하겠다. ‘널문리가게’에서 '널문'은 널빤지로 된 문이라는 말로서 한자로 표기하면 판문(板門)이 된다. 그리고 가게는 한자로 점(店)이다. 그래서 판문점(板門店)이라 불리게 되었다. 야사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한양을 버리고 파천(播遷)하던 중 선조가 이곳을 지나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다리가 없어 건너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자 마을 백성들이 집집마다 대문을 뜯어다가 임시로 다리를 놓아 임금이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후 이곳을 판자(널문)문으로 다리를 놓았던 곳이라 하여 ‘널문리’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 판문점은 500여 년 전 남사고 선생에 의해서 예언됐다. 격암(格庵) 남사고(南師古) 선생(1509~1571)은 조선 명종 때 사람으로 천문지리에 통달해서 예언을 기묘하게 적중시켰다 한다. 이수광의 지붕유설에는 남사고가 말하기를 ‘임진년에 백마를 탄 사람이 남쪽에서 조선을 침범하리라’ 했는데 그의 예언대로 임진왜란이 일어나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백마를 타고 쳐들어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남사고 선생의 예언시인 ‘격암유록’에 3·8가(三八歌)라는 시에 판문점을 예언한 내용이 나온다. 일부만 옮겨보겠다. 十線反八三八(십선반팔삼팔) 이 중에서 十線反八은 판(板)자를 파자한 것이요, 兩戶亦是三八(양호역시삼팔) 이 중에서 兩戶亦是는 문(門)자를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無酒酒店三八(무주주점삼팔) 이 중에서 無酒酒店은 점(店)자를 뜻한다. 세 글자를 모아보니 판문점(板門店)이 되었다. 그리고 이 세 구절의 끝은 모두 三八로 되어 있다. 이 뜻은 板門店(판문점)이라는 3글자가 모두 8획으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즉 3·8선을 예언하였다 할 수 있다. 지면 관계상 알기 쉽고 자세하게 풀이하지 못했음을 양해 바란다.

▲ 예언서의 뜻은 실현이 되어야 비로소 그 뜻을 알 수 있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비결서나 예언서의 예언 내용은 누구도 알 수 없도록 철저하게 뜻을 숨기고 파자(破字)나 측자(側字), 은유(隱喩)의 문장으로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그 뜻을 알 수 있을 때는 그 예언의 내용이 실현된 뒤라야 풀 수 있고 알 수 있는 것이다. 남사고 선생의 판문점에 대한 예언도 판문점이 생기고 나서야 알 수 있었고 원효대사의 3·8선에 대한 예언도 3·8선이 생기고 나서야 그 뜻을 풀 수 있고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이런 예언의 내용은 정사(正史)가 아니라 야사(野史)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믿거나 말거나'임을 유념하였으면 한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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