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없어 지역 상관없이 재개발·재건축 인근↑
학군 좋은 곳은 상승폭 높지만 안 좋으면 낮아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으로 대전의 재개발·재건축 인근 아파트 매매가와 호가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그러나 앞으론 학군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대전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전은 최근 들어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대전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은 재개발의 경우 동구 7곳, 중구 21곳, 서구 3곳, 대덕구 5곳 등 36곳이고 재건축은 동구 13곳, 중구 9곳, 서구 3곳, 대덕구 3곳 등 28곳이다. 대전에서만 64곳의 재개발·재건축이 전개되고 있는 거다.

지역 상관없이 재개발과 재건축이 시행됐거나 예정인 지역 인근 주택의 매매가와 호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인다. 대전에서 부동산시장이 크게 활성화를 띠는 서구와 유성구를 제외한 지역은 전통적으로 주택 매매가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무섭게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이 몰린 중구의 경우 4월 이후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동구는 매년 주택 매매가가 떨어졌지만 올해 0.29% 상승했고 지난해 동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했음에도 분양 완판에 성공했다. 많지 않지만 웃돈까지 붙었다.

이처럼 재개발·재건축이 몰린 지역에 주택 매매가 등이 오르는 건 대전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다.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는 서구 둔산동의 아파트는 연식이 20년을 넘어섰고 그나마 유성구는 높은 가격으로 투자 수요의 진입장벽이 높다. 주택용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재개발 ·재건축이 원도심의 부동산시장을 견인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주택 매매가 상승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학군 때문이다. 주택 매매가를 상승하는 요소는 세대 수, 주변 인프라, 대중교통 접근성 등이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건 학군이다. 일례로 유성구 도룡동은 서구 둔산동, 유성구 도안신도시 등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 인프라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물론 엑스포재창조사업 등 굵직한 호재가 있지만 당장 주택 매매가를 크게 끌어올릴 요소로 작용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대전에서 대장주 아파트가 대거 위치한 건 학군이다. 대덕연구단지와 가깝고 학군 역시 대전에서도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좋아 학부모 수요가 높다. 반면 서대전의 경우 역세권, 완성된 인프라 등이 장점이지만 학군이 부족해 주택 매매가 등이 오르는데 한정적이다.

학군의 중요성은 서구 둔산동 내에서도 작용한다. 둔산동 크로바아파트와 목련아파트 등 한밭초등학교 학군에 묶인 단지는 같은 둔산동이라도 다른 단지에 비해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특히 크로바아파트는 올해 중 10억 원을 돌파하는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를 결정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게 학군이다. 현재 도룡동의 높은 아파트 매매가는 학군이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재개발·재건축이 들어서는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긴 하지만 학군, 그리고 형성된 학원가 수준이 받쳐주지 못하면 큰 폭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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